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깼어?


후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네. 귀여워.


여기가 어디냐니. 당신과 나의 신혼집이 될 곳이지.


풀어달라고? 그건 곤란한데.


당신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잖아.


그렇잖아? 나한테 친절히 대해주고, 기쁘게 웃어주고, 항상 배려해줬는데. 갑자기 다른 여자랑 결혼이라니. 말도 안 되는걸.


지연이는 어디 갔냐고? 아, 그런 이름이었나. 자고 있어서 몰랐겠지만, 그 년은 우리 배 속에 있어. 잘 됐지?


그런 표정 짓지 마. 그 쓸모없는 몸뚱아리를 사용할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역시 양분이 되는 편이 낫더라고.


으앗?! 갑자기 왜 토를 하고 그래. 놀랐잖아.


...내가 미쳤다고? 무슨 소리야. 이렇게 멀쩡한데. 당신은 그 씨발년에게 일종의 세뇌를 당한 거야. 내가 당신의 아내고 유일한 여자라고.


아아, 이젠 눈물까지 흘리는 거야? 덜덜 떨면서 소리 질러도 하나도 안 무서운걸. 지연이를 돌려내라느니, 내 앞에서 꺼지라느니 뭐니. 빨리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네.


자, 여기 계약서. 그냥 마음 놓고 손가락만 찍으면 돼. 응? 갖다 치우라니, 말이 조금 심한걸. 이 내용에 동의만 하면,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야.


...너무해. 그래도 침을 뱉을 필요까진 없었잖아? 하지만 괜찮아. 계약서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또 그런 짓을 하면 나 조금 화날지도 몰라?


후...안되겠네. 뭐, 손가락만 있으면 되니까. 여기 어디에...톱이 있었는데...아, 찾았다. 잠시만 빌려 갈게? 아파도 조금만 참아?


으, 소리 좀 그만 질러. 귀 아파. 그리고 움직이지마. 자르기 힘들잖아. 읏...챠. 됐다. 당신은 어쩜 피도 예쁘네. 아, 기절해버렸나.


그래. 다시 일어나면, 행복한 부부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럼,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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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에 글 잘 쓰는 사람들 보면 계속 보고싶다는 욕구가 올라오는데 얀데레 생각나서 짧게 써봄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오래된 글도 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