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백업 채널

한적한 대로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평범한 가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인드플레이어가 상냥하게 웃으며 나를 맞아줬으면 좋겠다.



어, 그게, 지나가다가 봤는데, 가게 이름이 특이해서요... 하며 우물쭈물 말을 하는 나를 본 마인드플레이어가 살며시 미소를 짓고는 침대에 눕혔으면 좋겠다.



당황해서 눈이 커진 나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고는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귀에 입을 대고 조곤조곤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저희 가게는요, 힘든 사람들이 자주 와요. 그렇지만 다들 저에게 '위로'를 받으면, 환하게 웃으며 가게를 떠나게 된답니다?



귀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운 감각에 내가 몸을 움찔하자 요망한 웃음을 흘리고는 계속해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손님은 그냥 누워 계시면, 제가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그럼, 넣을게요?



잔뜩 긴장한 채로 고개를 끄덕거리는 나의 귀에 자그마한 촉수를 집어넣고는 내 반응을 살피는 귀여운 마인드플레이어였으면 좋겠다.



간신히 입을 연 내가 괜찮다고 말하자 잘 참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머리에 손을 얹어 몆 번 쓰다듬고는 계속해서 촉수를 집어넣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움직이던 촉수가 내 뇌에 닿았을 때, 드디어 찾았다는 듯 기쁜 얼굴을 한 마인드플레이어가 그 입을 열어 고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다.



많이 힘드셨구나. 괜찮아요. 혹시 느끼고 싶은 기억 있으세요? 



그... 어릴 때 동네 친구들이랑 놀고 집 와서 씻고 자는 그 기분? 이렇게 말하면 너무 애매한가요...



후훗, 아니에요. 소중한 추억이네요, 그거. 다시 시작할게요?



ㄴ, 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자 촉수를 움직이기 시작한 그녀가 이리저리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그 기억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 이제는 느끼지 못할 그 기분. 정말로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그 때. 이제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빛바랜 추억들을 마인드플레이어가 다시 보여줬으면 좋겠다.



친구와 싸우고 선생님에게 혼난 날,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위로받는 기분. 내 슬픔을 알아주고 같이 마음 아파하는 그런 사람. 억눌린 감정이 폭발해 엉엉 울기 시작한 나를 마인드플레이어가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좋겠다.



괜찮아요. 울지 말아요. 제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눈물 뚝. 옳지, 잘한다. 좋아요. 안 우는 모습이 훨씬 멋진데.



그녀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아낸 내가 지금의 상황을 깨닫고 다 큰 성인 남자가 여자의 품에 안겨 오열을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자, 웃으면서 짓궃은 농담을 해줬으면 좋겠다.



우는 모습, 꽤 귀엽던데요? 아기 돌보는 기분이랄까.



놀리지 마세요...



후훗, 장난이에요 장난. 울어도 되고 안겨도 되니까, 힘든 일 있으면 또 들러요.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 손님들을 별로 안 보고 싶어요. 참다 참다 못해서, 쌓인 슬픔을 풀려고 오는 곳이 여기니까. 다들,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러니까, 힘내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고. 그냥 무심히 넘기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오고... 어? 또 울어요?



아이에요...



눈 완전 빨간데? 진짜요? 아하하, 미안해요. 그만 놀릴게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네...



그렇게 작은 미소를 지으며 가게를 떠나고 싶다. 내 머리 어딘가에 있는 어릴 적 행복했던 추억을 보여주는, 마인드플레이어의 위로점. 잔뜩 힘이 나는 몸과 마음으로 집에 가는 길에 하늘을 보며 환하게 웃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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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삭막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가끔 아릴 때가 있다

다들 힘내고 열심히 살아가자

그리고 딱히 그 쪽 묘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문제 되면 말해주셈 삭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