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백업 채널


"엄마! 동화책 읽어줘!"



"안돼요. 착한 어린이는 잘 시간이랍니다?"



"하지만... 잠이 안 오는거얼..."



"흐음... 어쩔 수 없네요. 이것만 듣고 자기로 약속이에요?"



"응! 약속!"



"옛날옛날에, 한 아이가 살았답니다."



"응. 그래서?"



"후후. 보채지 마세요. 그 아이는 광활한 밀밭같은 금색 머리카락과, 불타는 태양같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남자 아이였답니다."



"멋지다..."



"하지만 그 아이는 불행했답니다. 왜냐하면 그는 어릴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혼자 지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그를 따돌렸어요."



"마을 사람들 나빠!"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그런 짓 하면 안돼요. 다시 돌아가서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촌장님이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사악한 마왕을 물리친다면, 널 우리 마을의 영웅으로 인정해주지!"라고요."



"영웅?"



"네. 영웅이요. 아이는 영웅이 되면 모두와 친하게 지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을을 떠나 마왕성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너무 험난했답니다. 왜냐하면 무서운 괴물들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에요."



"괴물... 무서워..."



"걱정 마세요. 우리 아이는 내가 평생 지켜줄테니까. 아무튼 아이는 너무 힘들어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어요. 그 때, 한 라미아가 나타났답니다."



"라미아?"



"위는 여자이지만 아래는 뱀인 괴물이에요. 라미아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를 만지게 해주면 너를 지켜주겠다고."



"히익..."



"아이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둘은 뱀의 독처럼 짜릿한 밤을 보냈습니다. 약속대로 라미아는 아이를 지켜주며 계속 나아갔지만, 어떤 울창한 숲에 다다르자 여기는 나보다 더 센 괴물들이 나온다면서 도망가버렸어요."



"치사해!"



"친구를 잃은 아이가 쩔쩔매고 있자, 곰처럼 생긴 그리즐리라는 괴물이 나타났어요. 그녀는 아이에게 너의 ...를 맛보게 해주면 지켜주겠다고 말했고, 아이는 할 수 없이 그리즐리와 꿀처럼 달콤한 밤을 보냈답니다."



"...다 이상한 짓 하려고 해."



"그러나 그리즐리도 역시 떠나버렸어요. 계속 계속 나아가다가 험난한 산이 나오자 "여기는 나도 어쩔 수 없어. 안녕~" 이라고 말한 뒤 사라졌어요. 또다시 친구를 잃은 아이가 엉엉 울고 있자, 한 드래곤이 나타났어요."



"드래곤?!"



"네. 드래곤이요. 멋지죠? 그 드래곤도 아이에게 말을 했어요. 나와 ...를 해준다면 너를 마왕성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아이는 영웅이 되기 위해 드래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브레스처럼 뜨거운 밤을 보냈답니다."



"후웅..."



"마음에 안 들어도 조금만 참으세요. 좀 있으면 재밌어지니까. 그렇게 둘은 마왕성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드래곤이 아이를 너무 좋아했는지 놓아주지 않으려고 하는거에요."



"어떡해!"



"다행히도 아이는 필사적으로 도망친 끝에 그녀를 따돌렸지만, 도망을 치다가 마왕성에 들어가버려서 길을 잃고 말았어요. 배고프고, 다리 아프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상황에, 아이는 어떤 문을 발견했어요."



"문?"



"문은 이상한 안개를 내뿜고 있어서 위험해 보였지만, 아이는 홀린 듯이 그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마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마왕!"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여. 고된 여정 끝에 내게 왔구나. 이리 와서 안겨라." 라고 마왕이 말했어요. 아이는 마왕을 물리쳐야 한다는 목적 하나만을 보고 여태껏 고생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듣자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우와..."



"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마왕을 물리쳐야 하는데.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아이는 마왕의 품에 안기고 말았고, 마왕은 자신의 가슴을 꺼내 아이에게 물렸어요. 그녀의 따뜻한 온기와 말캉한 가슴에서 아이는 엄마와도 같은 따스한 애정을 느꼈어요."



"엄...마?"



"맞아요. 엄마. 아이가 계속해서 그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그 둘의 주변에 촌장님, 라미아, 그리즐리, 드래곤이 나타난 것이였어요."



"에에?!"



"깜짝 놀란 아이가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자, 마왕은 그의 머리를 지그시 눌러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게 했어요. 그러자 맘마가 나오기 시작했고 아이는 그것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답니다."



"맘마..."



"맘마를 마신 아이는 곧 진정하게 되었고, 마왕은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너가 여행을 하며 도움을 받은 괴물들은 모두 나의 분신이다. 또한 분신 중 하나는 촌장으로 변해 너를 괴롭게 하였지. 너를 얻기 위해 내가 꾸민 짓이다.""



"에...? 그럼 이 모든 일들이..."



"그래요. 마왕이 아이를 따돌리고 괴롭힌 거였답니다. 충격을 받은 아이는 울먹이며 그녀에게 따지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어요. 당황한 아이가 자신의 손을 바라보자 마치 갓난아기처럼 작아져 있었답니다."



"..."



"혼란스러워하는 아이, 아니, 이제는 아기라고 불러야 할까요. 마왕은 혼란스러워하는 아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했어요. "내 모유를 마신 너는 아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나에게 의지하며 사는 수밖에 없겠구나." 아기는 자신을 어리게 만들어버린 마왕에게 화를 내려 했지만, 그녀가 아기의 머리 위에 손을 대고 주문을 외우자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



"아기는 그렇게 마왕을 엄마로 생각하게 되고,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



"...어라, 잠이 들고 말았네요. 후후. 자는 모습도 귀여운 우리 아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답니다? 엄마랑 평생 행복하게만 살면 되는거에요."



잔잔한 불빛이 흔들리는 조용한 방 안, 한 여자가 뒤틀린 애정이 담긴 말을 중얼거리며 곱상한 아이의 황금빛 머리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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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대충 쓴거라 오타 좀 있을텐데 나중에 고치겠음 지적해줘도 감사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오래된 글도 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