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10. D - 704

11. D - 703

12. D - 700

13. D - 698

14. D - 696

15. D - 690

16. D - 687

17. D - 686

18. D - 685

19. D - 680(*)

20. D - 679

21. D - 675

22. D - 673

23. D - 670

24. D - 656

25. D - 655(*)


25. D - 650

...너무 심심해.


하필 다리를 다쳐가지고... 할 게 없어....


심지어 아직도 병원이야..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라구..


그나마 좋은 건...


"언니이이이..."

"안아줄까?"

"응!"


옛날이랑 다르게 언니한테 안길 수 있다는 걸까?


'서..선생님...'

'네?'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옛날에는 저랬지.


언니도 내가 하베스트에 걸린 거랑 사귀고 난 뒤에 엄청나게 친해졌어...


옛날의 언니는 약간 무서운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나만 바라보는 사랑 꾼이야.


"세라야, 오늘 뭐 먹을래?"

"장어!"

"자, 장..어?"

"응! 스테미나에 좋은 걸 먹어야 더 빨리 낫지 않을까?"

"그, 그치! 아, 아하하..."


..나 또 뭐 이상한 말 했나...?


아닌데.. 나 장어 먹는다고밖에 말 안 했는데... 이상하다...


설마...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그래도 알기 싫어, 난 순수하게 살랭!


"그러면~ 장어 덮밥으로 먹을까? 아니면 구이로 먹을까?"

"둘 다!"

"그래~"


장어 덮밥의 그 달달하고 짭짤한 장어랑... 그 맛있게 구운 장어... 둘 다 포기 못 해!


배 터져도 먹을 거야.. 아깝다고.. 안 그래도 비싼ㄷ...


...언니한텐 안 비싸려나?


"언니, 장어 얼마야?"

"으음.. 3만 원?"

"언니 한테는 얼마로 느껴져?"

"0.3원 정도?"


...나 생각을 그만할래.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으면 3만원이 0.3까지 줄어들어...?


"언니 솔직히 말해 봐, 돈 얼마나 있어?"

"세라야, 세상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어."

"...그럼 말하지 마."


언니가 저렇게 말한다면... 모르는 게 약일 거야. 응.


...어떻게 생각해보면 언니한테 와서 좋은 걸지도.


아닌가? 매일 이렇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세라야, 해산물도 먹을래?"

"웅? 새우 같은 거?"

"응, 새우나 전복... 그런 거."

"먹을래!"


새우... 맛있겠다아...


쫄깃쫄깃한 전복도... 츄릅...


그러면 해물찜 하나 시키려나? 장어랑 해물찜... 헤에에에...!


꼬르르륵-


"아읏.."

"푸흐흐, 그렇게 배고파 세라야?"

"우으으..! 언니가 맛있는 거 얘기하니까 배고파지잖아!!"

"히히, 작전 성공!"

"일로와!"

"싫어~"

"어어? 나 그냥 이 상태로 떨어져? 나 다시 다리 부러트릴 거야!!"

"어.. 어어어... 너 못 하잖아!"


...이걸 도발을 해?


그대로 몸을 숙여서 침대에 걸터앉고,


"아, 아니지?"

"언니, 나 잘 구해야 해?"


쓰으으윽...


그대로 떨어진다.


우당탕탕- 콰당- 우르르르-


"고마워, 언니!"

"허, 허리야..."


내가 진짜로 떨어지자, 언니가 놀라면서 날 구해준다.


...나 언니가 이렇게 빨리 날아온 거 처음 봐.


무슨 슈퍼맨 날아오는 것처럼 날아왔어...


그렇게 날아와서 날 잡아주니까... 엄청 멋졌어...


...덕분에 주변은 난장판이 돼버렸지만?


그래도 떨어진 게 책뿐이라 다행이다.


띠링-


"아이극... 하필 지금 배달까지 오네... 금방 받아올게?"

"응, 알겠어."


드르륵- 탁-


풀서억-


"흐으음..."


확실히.. 이 깁스라는 거 엄청나게 불편해.


아무리 최신소재라 씻을 수도 있고, 그냥 맨발로 있는 기분이라 괜찮고, 평소에도 휠체어를 타고 다녔고... 아니, 그 이전에 침대에만 있긴 했지만...


이렇게 편해도... 뭔가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조금 답답해...


"여행 가고 싶었는데..."


호주나.. 하와이 쪽.


여행가고 싶어...


드르륵-


"세라야~ 언니 왔ㅇ..."

"언니, 여행가자!"

"...갑자기?"


툭- 바스락- 바스락-


"나 언니랑 같이 있으면서 여행도 못 가봤잖아.. 원래 링크장 갔다 와서 여행 가고 싶었다고."

"미, 미안.. 어, 언니 때문에..."

"아잇, 또 이런다. 돌아와라 얍!"


짝...


"헤헤, 그래서 어디로?"

"호주나 하와이!"

"으흠~ 호주랑 하와이 둘 다 좋지."


언니가 해물찜과 장어를 빼는 와중에도 내 말을 계속 들어준다.


"근데, 최대한 봄이나 여름에 갈까 세라야? 지금 가면은 더워."

"그래...?"


지금 여기는 가을이라 추운데...


"한국이랑 호주는 계절이 반대거든. 그래서 지금 엄청 더울걸?"

"...그럼 여름에 갈래, 더운 거 싫어..."


호주면 좀 걸어야 될 텐데, 지금 가서 더우면 땀만 흘리고... 뭐 못 할 거 같아.


언니는 내 휠체어까지 밀어야 되니까... 응.


그리고, 여름이면 내 다리도 다 낫고? 확실히 그때 가는 게 훨씬 좋네!


"그럼 여행 계획도 짰으니까~ 아아~"

"아아아~!"


냐암!


"흐우으응..!"

"맛있어?"

"웅!"


하아아아... 역시 덮밥 위에 올려져 있는 장어는 최고야...


거기에 밥도 양념이 돼 있어서 맛있어...!


짭쪼름하고.. 달달한... 그런 장어..


손질도 잘 되있어서 엄청 부드러워...


"앗 뜨거.. 후우.. 후우우우..."


드르륵-


그렇게 언니가 새우를 까는 동안, 나는 덮밥을 가져와서 다시 한 입 먹고,


"세라야 아~"

"우물우물... 나 아직 입에 있엉.."

"그래? 그럼 천천히 먹자?"

"웅!"


호르릅... 꿀꺽.. 꿀꺽..


중간중간 목이 막히지 않게 물도 마셔주고...


"아~"

"아아~"


언니가 주는 새우며 전복... 야채, 각종 해산물들도 받아먹었다.


요즘 행복해... 많이 먹을 수 있어...


언니가 계속 많이 먹어야 된다면서 아침, 디저트, 간식, 점심,디저트, 간식, 저녁, 디저트, 야식 디저트....


...진짜 죽겠어.


그래도... 이렇게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이것도 이것대로 좋은 건가...?


..좋은 거겠지?


"언니, 나 이러다가 살찌는 거 아니겠지?"

"살 찌우려고 먹이는 건데...?"

"엣?"


서..설마...!


"어..언니 날..! 날 막 먹여서 살 찌운 다음에 먹으려고..! 에로 동인지처럼!!"

"...요즘 키워 먹는 게 좋더라고? ...농담이고. 넌 계속 먹어야 해 세라야. 평소에 안 움직여서 괜찮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는데, 이미 하베스트에 걸린 시점부터 몸의 양분 대부분이 심장에 들어가고. 아마 성인보다 3배는 더 먹어야 될걸?"

"헤에에엑...."


...그럼 나 많이 먹은 이유가 하베스트 때문이야..?


..어쩐지, 걸리기 전보다 많이 먹는 거 같긴 했어. 배도 더 빨리 배고파졌고..


근데 그게 하베스트 때문일 줄은 몰랐지...!


"그래도 많이 먹으니까 좋잖아? 맛있는 걸 더 느낄 수 있고, 행복하니까."

"식비 많이 나오잖아..."

"세라야, 네가 그렇게 먹어도 언니 통장엔 타격이 없어. 24시간 내내 쉴 틈도 없이 100만 원의 음식을 분당 한 번씩 시켜도 말이야~"

"...언니 진짜 뭐야?"

"세계 최고 천재 병원 원장 였던 것!"


...말을 말자......


뭔가 마음이 가벼워지니 성격이 더 좋아진 메리와 여전히 언니에 대한 의심이 많은 우리의 세라...

아, 참고로 세라는 데스 하베스트에 걸리기 전에 밥 반 공기 정도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입맛에만 맞으면 두 공기 이상은 먹을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