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년 11월 2일

버그맨 분화구 국제 공동 자원 연구소, 달 뒷면

자원 연구 미션 1 시작까지 2일 전

선두 인원, 대한민국의 가 이미 도착, 시설의 주요 장비 셋팅중


오늘도 지겨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미션이 시작되기 약 2주 전에 도착한 나는 이 시설의 여러 장비들을 점검하고 셋팅을 하고 있었다.


이 넓은 달에 혼자라니.. 지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보통 우주 기지에 인원을 보낼 때는 한 사람만 따로 보내지 않는다. 혼자서 오랜 기간 동안 남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배속된 임무의 부속 실험 임무인 "와트니 프로젝트" 실험에 의해, 나는 다른 팀원들과 2주 일찍 출발했다.


이틀 뒤면 그 임무가 끝이 나고, 팀원들이 이 기지에 올 예정이다. 


며칠 전, 팀원들이 지구에서 출발했다는 보고를 들었고, 지금은 천이궤도의 중간 즈음을 지나고 있을 것이다.



난 주방 구역을 벗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아침 보고를 위해서이다.


"아침 보고 시작합니다. 버그맨 크레이터, 현재 초승.


"아, 자네. 어제는 잘 잤는가? 몸은 괜찮고?"


"예. 어제부터 어께가 아픈 것 빼곤요."


"마사지를 충분히 하도록 해. 아 참. 팀원들이 첫 번째 궤도 수정을 완료했다. 2일 뒤면 도착할 거야. 착륙 패드는 잘 정리했겠지?"


"네. 어제부터 레골리스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갈라지거나 패인 곳들 또한 점검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착륙 지시장치 또한 문제가 없습니다."


"알겠네. 자네 팀원들에게 전달하겠다. 그럼 이만."


모니터가 암전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계기판으로 갔다. 거기에서 창문 덮개를 열었다.


창문 덮개가 열리자마자 밝은 직사광선이 쏟아져 나왔다. 


잠깐 눈이 멀었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왔다.



심심하군. 밖에 좀 나갔다 와야겠다. 어차피 오늘은 샘플 분석기의 실전 테스트가 있어서 밖에 나가야 했다.


무거운 EVA용 우주복을 입었다. 항상 그렇지만, 입어도 입어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난 에어록의 갑압 버튼을 눌렀다.


"갑압을 시작합니다. 에어록 기압을 달 방향의 기압으로 세팅중입니다."


곧 엄청난 기계음과 버저가 들렸다. 하지만 그 소리들은 점점 작아지더니, 곧 들릴까 말까 할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갑압 완료. 출구 손잡이를 열어 선외 활동을 시작하세요."


우주복의 안내에 따라, 난 출구를 열었다.


출구를 열자 마자, 멘델레예프 크레이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지 외부 창고에서 샘플 채취기를 챙긴 뒤, 버그만 크레이터 쪽으로 갔다.



버그만 크레이터의 외곽을 따라, 난 샘플이 잘 나오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드릴 같이 생긴 채취기를 놓고,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곧 채취기의 드릴이 달 표면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1분 정도가 지났을까. 드릴이 빠져나오고, 그곳에서 관 하나가 뽑아져 나왔다. 바로 샘플이었다.


그리고 채취기에 장전된 작살이 채취 장소에 꽂혔다. 채취한 장소를 표시해 주는 장치였다.


난 샘플을 기어 벨트에 꽃고, 기지로 돌아갔다.


기지로 돌아가던 도중, 통신이 들어왔다.


"샘플 채취중인가?"


"예. 맞습니다. 샘플 200g을 들고 기지로 복귀중입니다."


"알겠네. 테스트 결과는 오늘 중으로 보고하게. 더 특별한 말은 없나?"


"있습니다. 어, 여기 경치가 오늘따라 매우 좋네요. 저 멀리 카테나 크레이터군(群)도 보이네요. 꽤나 멋집니다. 나중에 가볼 수 있으면 좋겠군요."


"광물 채취 미션 때 저쪽 근처까지 가는 코스가 계획되어 있어. 2일 뒤 확인하도록."


그때.


"아, 그리고 자네, 자네 가족이 오늘 안부 메세지를 전해왔다네."


"네? 정말이요? 아, 가서 확인하겠습니다."


"그래, 나(뚝)"


?


"뭐야, 이게 왜 이래? 왜 이리 끊겨?"


"잠깐 통신위성 접속에 문제가 있나 봅니다. 확인하겠습니다."


난 우주복의 통신위성 검색기를 켰다. 검색기는 통신위성 카탈로그에 접속해 곧 결과를 나의 헬멧에 띄웠다.


통신위성 한 기가 내 머리 위에 바로 떠 있다. 그러나 핑은 250ms를 찍고 있다. 문제가 있다.


난 하늘을 보았다. 통신위성이 지나가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통신위성은 지나가지 않았다. 대신 뭔가 반짝반짝거리면서 내 머리 위를 지나갔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설마 통신위성이 파괴된 건가?


"예.. 관제소. 통신위성이 제 머리 위를 지나간다고 나오는데,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뭔가가 반짝반짝거리고 있는데.."


"(소란스러운 소리) 긴급 상황이다!"


"네?"


"지금 러시아 우주군이 일본 통신위성 한 기를 ASAT 기관포로 격추시켰다. 지금 일본도 대응 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실장님! 보고가 더 들어왔습니다!)(우주 파편이 더 감지되었다!) (티코 기지, 응답하라!) 뭔데?"


뭐지..? 지금 전쟁이라도 난 건가? 이 우주에서?


그럴 리가 없다.


"아, 방금 전 보고가 더 들어왔다. 러시아 이 새끼들이 달에 있는 모든 군사기지에 대해 공격 명령을 하달한것 같다는 보고다. 그리고 달 앞면의 중국 군사기지에서도 군사적 행동이 보였다. 곧 미 우주군이 반격할 걸세."


"세상에, 전 어떻게 하면 되나요?"


"임무가 취소되었다. 당장 우주선 타고 복귀할 준비해!"


"예. 알겠습니다!"


난 냅다 기지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지로 달리던 중, 갑자기 다른 통신이 들어왔다.


"상황이 점점 급박해지고 있다. 지금 중국 우주군이 유럽우주국의 기지를 파괴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지금 교전이 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요?"


"한국은 아직 이 일에 휘말리지 않았네. 아무튼, 당장 복귀를.. (치이이익)"


젠장! 통신위성이 더 격추된 건가?


난 수평선 너머를 보았다.


하늘에서 불꽃들이 튀고 있었다. 생생한 우주전의 현장이었다.


멘델레예프 분화구의 산 너머에서는 예광탄으로 보이는 것들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지금 통신위성들이 더 격추됐다! 빨리 들어가!"


기지가 코앞이다.


난 빨리 내 짐들을 챙겨, 이 사태가 심해지지 않기 전에 빠져나가야 한다.


"자네는 민간인 신분이라 안전할 걸세. 우주선에 민간인이라는 표시등을 키고 비행하도록. 윈도우가 5시간 뒤 열린다. 비록 먼 거리를 돌아가는 윈도우지만, 한 달 안에는 귀환할 수 있을 걸세."


"알겠습니다. 그럼.."


"잠깐, 뭐라고?(허겁지겁한 목소리로 보고) 씨발, 그게 사실이라고?"


"뭔데 그러십니까?"


"씨발, 다 좆됐다! 러시아 이 미친개들! 저놈들이 EMP 핵미사일을 달 뒷면으로 발사했다! 동반자살하자는 거야 뭐야?"


"뭐.. 뭐...."


난 어이가 없었다. 충돌이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이젠 핵폭탄이라니, 탈출이고 뭐고 간에, 난 목숨은 부지해야 했다.


기지의 에어록 손잡이를 잡았다.


"핵폭탄이 곧 터진다! 조심해.."


"통신 두절. 통신 두절."


난 바로 손잡이를 당겨, 에어록을 열었다.


"긴급 갑압 실시해!"


"인식. 긴급 갑압을 실시합니다. 고막 손상에 주의하십시오."


곧 하얀색 가스가 에어록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갑자기 에어록의 전등이 꺼지더니, 갑압이 계속되었다.


"뭐야?"


순간 좆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급 갑압 오류 발생. 갑압 중단. 재갑압을 위해 기압 배출을 시작합니다."


핵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 열폭풍이 오기 전에 빨리 들어가야 했다.


기압 배출이고 뭐고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난 입구를 강제로 열려고 했다.


"위험! 압력 차이가 심합니다. 에어록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난 아랑곳하지 않고, 입구의 강제 개방 스위치를 돌리고, 문을 열었다.



..



본 소설은 The Base(가칭)의 견본품입니다.


특작대 연재가 끝나고 특작대-Ares Program 유니버스의 시간대 배경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게 정식으로 연재될 때에 견본품의 내용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