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참교육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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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순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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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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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호에서 지원 인력이 오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우선 지하 깊숙한 곳에 매장된 연구소를 들어내기 위해 간만에 더치걸과 토미워커가 활약했다. 드러난 연구소에서 메인프레임을 드론 수십대가 달라붙어 운송하고, 남은 연구소는 바바리아나와 철거팀이 흔적도 남김없이 파괴했다. 제압된 시그룬은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다프네가 후송했고, 혹시 다시 일어나 난동을 부릴 것을 우려해 시티가드 팀의 통제를 받았다. 


이후 오르카호로 복귀한 수색대. 사령관은 램파트가 보내온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 속에서 시그룬을 압도적인 실력으로 제압하는 드라우그의 모습에 사령관이 감탄했다.


"정말 굉장하네요...초인병사라는 말이 아깝지가 않아요."


-과찬이다, 사령관. 늙은이의 보잘 것 없는 재주일 뿐이다.


"달링, 그 시그룬이라는 아이는 어떻게 됐어?"


"닥터와 응급팀이 치료에 들어갔어. 우선 정밀검진을 먼저 하고, 혹시 모르니 전투모듈을 제거할 생각이래."


-메인프레임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당연히 안에 있는 정보들을 전부 복원해서 확인해봐야죠. 초인병사 프로젝트 말고도 구 시대의 기술이 남아있을 지도 모르니까. 이런 쪽으로는 080팀이 전문이라서 그들에게 전권을 위임할 생각입니다."


-현명한 판단이로군. 혹시 모르니 네트워크에는 절대 연결하지 않도록 하게. 메인프레임들은 고유의 네트워크망이 있어서 오미크론이 이쪽의 메인프레임과 오르카호를 해킹하려들지도 모르니.


"아, 그 생각을 못했네요. 080팀에게 주의 주도록 할게요."


한참을 논의하던 중 사령관실에 발키리가 들어왔다.


"사령관님, 닥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검진이 끝났다고 합니다."


"그래, 알았어. 레오나, 드라우그. 같이 가시겠어요?"


"물론이야, 달링."


드라우그도 말없이 사령관의 뒤를 따랐다.


응급실. 사령관이 인식패를 대자 문이 열렸다. 


"여기야, 오빠!"


닥터가 응급실 끝에서 손을 흔들었다. 사령관이 다가가니 침대에 누워서 팔에 링겔을 꽂은 금발의 바이오로이드가 보였다. 수색팀이 마주한 시그룬이라는 바이오로이드였다. 레오나가 시그룬의 팔을 잡더니 탄식했다.


"이 아이....생각보다 많이 야위었구나..."


강화복을 벗은 시그룬의 몸은 지나치게 마르고 약해보였다. 팔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몸 자체가 피골이 상접한 것이 어떻게 드라우그와 그렇게 싸울 수 있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드라우그 아저씨가한테 받은 부상은 별 거 없었어. 아저씨가 힘 조절을 워낙 잘해주셨거든. 문제는 영양실조야. 제대로 된 식사와 케어를 받은지 최소 몇년은 된 것 같아."


"드라우그, 연구소 안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비상식량 흔적이 있었다고 하셨죠?"


-그래. 보아하니 이 아이가 먹은 것 같군.


"바이오로이드라서 유통기한 지난 음식 가지고는 죽지는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야. 내 생각에는 연구소 밖으로 나와서 동물들도 사냥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


닥터가 시그룬의 검진표를 건넸다. 정밀검진을 통해 위장 내시경 자료였다. 분석된 바에 따르면 초코바나 통조림 외에도 여우나 새와 같은 동물들의 털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등에 있던 날개는 뭐였어? 내가 봤을 땐 코헤이 교단의 천사들하고는 완전히 다르던데."


"일종의 제트팩이었던 거 같아. 생김새는 날개지만 스카이나이츠나 둠 브링어 팀의 것에 더 가까워. 왜 새의 날개 형상을 띈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그룬의 머리를 쓰다듬던 레오나가 닥터에게 물었다.


"시그룬이라는 이름은 분명 발키리의 이름 중 하나인데, 그러면 저 아이도 발할라 팀이었던 걸까, 닥터?"


"글쎄요. 저희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시그룬이라는 바이오로이드는 발견된 적이 없어요, 레오나 언니. 어쩌면 인간님들이 멸망하기 직전에 새로 만들어진 바이오로이드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찾은 메인프레임. 그 안에 시그룬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을 수도 있네, 사령관.


"네, 그러고보니 그게 있었죠. 바로 가서 확인해보죠."


"닥터, 시그룬이 깨어나면 내게 바로 알려줘."


"알겠어, 레오나 언니."


셋은 그대로 응급실을 떠나 정보분석실로 향했다. 수 대의 메인프레임들이 정렬된 채 080팀의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주축은 당연히 레모네이드였고, 지원하기 위해 비록 이제 즐거운 토모가 아니었기에 080이 아닌 시티가드 소속이지만 닥터에 뒤지지 않는 지능의 소유자인 리앤이 참가했다.


"아, 왓슨 왔어?"


"오랜만이야, 리앤. 분석은 어때, 잘 돼가?"


리앤이 고개를 저으며 혀를 내둘렀다.


"어휴, 펙스에서 쓰던 물건이라 그런지 여간 골 아픈게 아니야. 지금 간신히 하나 뚫는데 성공했어."


-뭐 쓸만한 정보는 있었나?


"안타깝지만 첫번째는 꽝이었어요, 드라우그님. 에인헤랴르에 대한 정보는 없고, 펙스 콘소시엄과 정부간에 치뤄진 협정건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뒤에 케스토스 히마스를 달고 분석 중이던 알파가 다가왔다. 지난번 서로의 본심을 확인한 후 둘 사이의 관계가 나름 개선됐지만 드라우그는 전처럼 알파에게 날을 세우지 않았다.


"계속 분석해줘, 알파. 아 그리고 이번에 구출한 바이오로이드에 대한 정보도 이 메인프레임 안에 있을까?"


"글쎄요, 어떤 것도 확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시그룬이라고 하는 것 같아. 발할라팀인 것 같은데 레오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네. 알파는 어때?"


"저도 시그룬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계속 분석해보겠습니다."


"부탁할게. 드라우그도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일단 푹 쉬세요."


드라우그도 하루 만에 진척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알파에게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사령관과 레오나는 080팀과 함께 메인프레임의 분석 과정을 지켜봤다. 리앤의 말대로 펙스 콘소시엄에서 사용하던 물건답게 메인프레임은 몇 겹이나 되는 방화벽과 보안 시스템으로 철저히 보호되고 있었다. 몇십년이나 지난 물건이었는데도 멀쩡히 돌아가는 내구성과 보존성 또한 믿기지 않는 물건이었다.


그렇게 시찰 후 사령관도 숙소로 돌아와 잠에 빠졌다. 그리고 다음날,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또 사건이 터졌다.


"사령관님, 발키리입니다!! 수복실에서 시그룬이 깨어나서 지금 인질극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