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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고년 참....

입맛을 다지는 박박사와 마사장이였다.

얼마전 마사장의 옆집에는 새로 이사온 집이 있었는데....

그집의 딸 연주때문이였다.

고년 살결도 눈처럼 하얀것이 색기가 자르르 흐르던데... 꿀꺽...

그러게... 이거참 늘어뜨린 머리하며.... 갸날픈 몸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는군...

그런데 어쩌겠나... 세상이 변해 어린애들 함부로 건들면 패가망신 아닌가..

쩝쩝.. 고것참 아깝네 그림의 떡이야... 근데 그림의 떡이 왜 이토록 맛있게 보이는거지...

두사람은 업계에서 제법 큰 회사를 같이 운영하는 친구였다.

여자 후리는 데는 일가견이 있어... 마음도 잘 맞았다.

마사장은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진두지휘하였고,

박박사는 대주주로서 그런 마사장을 후원하며 막후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말하자면 동업자와 같았다.

물론 약간 성향이 다른점도 없지 않았다.

마사장이 추진력과 과감한 대담성이 돋보인다면

박박사는 용의주도했고, 꼼꼼했다.

그러나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색을 밝힌다는 것과

둘다 여자를 미칠정도로 녹이는 절륜의 정력을 자랑한다는 점이였다.

둘 모두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였는데

흡사 은퇴한 스모선수같은 풍채의 마사장이 푸짐하게 살이 찌고

엄청나게 넓은 이마를 자랑한다면

박박사는 앞으로 나온 똥배와

안경너머로 잔인하게 찢어진 눈꼬리에서 집요함과 잔인함을 엿볼수 있다 정도였다.

어느날 둘이 같이 사업구상을 하고 있을때였다.

옆집에서 한 소녀가 하얀색에 체크무늬 교복을 걸친채 떡을 들고 벨을 눌렀다.

두사람은 고마움을 표시하며 떡을 받아 챙겼으나....

그 소녀를 넋을 잃고 쳐다볼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떡을 베어물며 그녀의 신체일부분을 상상할 정도였으니...

그 마음을 익히 짐작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들 역시 사회적 지위가 제법 있는 이들이라.

둘사이에 그저 음담패설 정도로 얘기할뿐

그저 입맛만 다실뿐이였다.

그때였다. 벨소리가 울린것은.....

안녕하십니까... 저 여기가 마사장님 댁인가요

누구신지요

저 옆집의 아무아무개라고 합니다. 사업상 드릴 말씀이...

그래요 들어오세요

문을 여는 순간 마사장은 주춤했다. 옆집의 새로 이사온 남자였다.

그러니까 며칠전 떡을 들고 왔던 소녀의 아버지 같았다.

사업상 할 얘기란게 도대체 뭔가요...

어느새 응접실로 그를 불러 차를 한잔 내주며 그윽한 웃음을 머금은채 말을 꺼내는 마사장이였다.

흑흑......마사장님 도와주십시요

남자는 내온 차는 거들떠보지도 안은채 무안하게 마사장에게 매달리는 것이였다.

당황한 마사장은

이 사람이 왜 이래... 갑자기... 어쩌라고... 일단 자초지종이나 들어봅시다.

라고 말했지만 눈꼬리를 살며시 말아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남자는 아직도 흐느끼며 품속에서 여러가지 서류를 꺼냈다.

아무래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재무재표와 현금흐름표 같았다.

서류를 보던 마사장이 갑자기 삐죽 입을 내밀었다.

으음... 재무구조가 올해들어 갑자기 악화되었군....이토록 어수선한 세상에 모험을 한건 어리석었네

라며 그 남자를 책망하는 것이였다.

사장님 제발.... 일시적인 어려움에 봉착했으나 저희회사는 튼튼한 회사입니다.

사장님 회사와 거래만 트게 해주신다면 견마지로를 다해 보답하겠습니다.

제법 회사를 탄탄하게 운영했으나 어쩌겠나...

대한민국에 하루에도 부도를 맞는 회사가 어디 한둘인가... 그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게

이제는 마사장은 고개를 돌려 관심없다는 듯 서류를 아무대나 내던지고 있었다.

으흑 사장님.... 제발 한번만.....

여전히 엉엉울며 남자는 마사장에게 매달렸다.

으음... 젊은 친구가 고생하는 것이 참으로 가슴이 아프군... 혹시 자네 가족은 이런 자네 사정을 아는가???

흐흑... 와이프는 수년전 불의의 사고로 생을 달리했고 지금은 두딸만이 이 부족한 아비를 바라보며 살고 있습니다.

저런... 내가 괜한말을 딸들의 나이가???

큰애은 올해 열여덟 고등학생이고 작은애는 열여섯의 중학생입니다.

저런 지금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때군.... 이름이??

큰애는 연주... 작은애는 지나라고 합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을 참 예쁘게 지었군....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딸들에게도 자네의 어려운 형편을 솔직하게 말하게...

그리고 앞으로 우리모두 아껴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필히 말하도록 하게나..

내 자네의 제안은 여기 우리회사의 대주주이신 박박사님과 검토해서 이번주 안으로 답을 주도록 하겠네..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십시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단지 검토라는 말에도 사내는 벅찬 감동을 느꼈는지 꿉뻑 절을 올리며 마사장의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내온차를 조심스럽게 마시며

만약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사장님 회사에 모든 조건을 맞춰드리겠습니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라며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며 문을 나서는 것이였다.

남자가 돌아간후였다.

옆에서 멀뚱히 구경만 하던 박박사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그런 마사장의 등을 쳤다.

자네는 정말 유능한 친구야...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마치 기회를 놓치지 않는 한마리 들고양이 같단 말이야..

우웅... 갑자기 무슨 소린가 자네....

어리둥절한 얼굴로 박박사를 바라보는 마사장이였다. 그런 마사장을 향해 박박사는 계속 말을 이었다.

흐흐... 며칠전에 떡을 들고온 소녀의 아버지가 아닌가... 내 자네가 지금 무슨 계략을 꾸미는지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군

박박사의 말에 마사장역시 어느새 징글징글하게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내 박박사의 어깨를 툭 쳤다.

역시 다른사람은 속여도 자네는 못 속이겠군... 바로 보았네.. 후후.. 연주라고 했나... 고년.... 이렇게나 빨리 기회가 올줄이야..

그래 어떤 방법으로 그녀를 함정에 빠뜨릴 생각이지...

일단은 저 아버지란 띨띨이가 딸들에게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말하겠지..... 나는 줄듯 줄듯 하다가 마지막에 계약을 파기해 버리는 거지..

단지 그것뿐인가

웃음을 머금은채 박박사는 그런 마사장을 바라보았다. 마사장은 그런 박박사를 보며 씨익 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물론 일주일간 그아이와 안면도 트고, 용돈도 쥐어쥐며 슬쩍슬쩍 접근도 병행할 참이네... 은근슬쩍 내맘을 표현만 하다가....

짜증이라도 내면 무우 자르듯이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이지.... 그러면서 계약파기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거지...

이제 끝인가???

당연히 한가지 더 있지... 그친구가 거래하는 은행이 나와 거래를 튼 은행이더군...

놀라울 정도의 예치금을 부어주며 지점장을 구워삶을 계획이네...

그리고 더불어 그 띨띨이 회사의 자금압박을 더욱 조이라 지시할 계획이네...

호오.... 놀랍군... 그렇게만 된다면 고통받는 아버지를 구하고자 고년이 스스로 가랑이를 벌린다....이건가

바로 그것이네....예전에 써먹던 방법인데 미성년자에게 써먹게 될 줄이야.... 하기사.... 고년이 워낙

이러면서 입맛을 다시는 마사장이였는데 입안에는 침이 줄줄 고여있었다.

그런 마사장을 깨우치듯 이번에는 박박사가 마사장을 보며 말했다.

자네의 생각이 비록 출중하고 완벽하지만 한가지 넉넉하지 못한 점이 있네...

음~~ 그래 어디한번 말해보게...

턱을 손에 쥐며 생각에 잠기는 마사장이였이었다.

온몸에서 나오는 사악한 기운이 먹이를 눈앞에 둔 한마리 육식동물같았다.

그런 마사장을 바라보며 박사장은 심각하게 말을 이었다.

일단 우리가 직접 고년을 따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워낙에 어린아이라 뒤끝이 지저분하게 끝날지도 모른단 말이야...

흐음... 그래 일리가 있어...

그러므로 우리가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간접적으로 그녀를 올가맨다면 법률로 처리하기 애매모호해진다 이걸세....

좀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겠나....

흐흐.. 나는 사실 근처에 차명으로 유흥업소를 하나 운영하고 있네... 그곳 왕마담은 내말을 아주 잘듣는다네....

그녀가 마사장 자네와 친하다며 그아이를 설득시켜 주는거지....

대신 술집에 나와서 일을 하도록 그녀를 유인하는 것이지....

같은 여자말이니 좀더 거부감이 덜하지 않겠나

문제는 그아이가 자청해서 술집에서 일하도록 만드는 일인데.... 걱정말게

거기 왕마담은 그방면에 탁월한 전문가이니 말일세...

우리는 손님으로 가서 마음껏 그아이를 따먹으면 되는 것이네...

오호 그것참 명안이군.... 그런 방법이...

더불어서 말이네... 우리끼리만 재미를 보는 것이 아닌 다른 남자들까지 그녀를 유린하도록 한다면

우리의 죄가 희석되지 않겠나... 어린년이 까진건데... 어른이 철없는 아이한테 넘어간걸로 보이지 않겠나... 이말일세

즉 어린년이기는 하지만 이리저리 타락시켜 뒹굴게 하면 우리 역시 그저 그많은 누군가의 하나가 되지 않겠냔 말일세.. 그러다가 단물 쪽 말아먹고 질리면 깔끔하게 사창가나 섬으로 팔아버린다면 누가 알겠냔 말일세...

이제는 오히려 한술 더 뜨는 박박사였다. 마사장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감탄한듯 손뼉을 쳤다.

자네는 참으로 용의주도한 사람이군.... 놀랍군 완벽해....흐흐흐

자네야 말로 유능한 친구아닌가....우리는 참으로 좋은 친구지... 크하하...

빨리 은행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 멍청이 회사의 자금압박을 더욱 조이라 지시해야 겠군...

나도 즉시 왕마담에게 전화를 걸어 고년에게 작업을 넣으라 지시해야겠군... 우리 서두르세... 설레는군...

박박사와 마사장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며칠이 지났다.

마사장은 지금 사무실에서 박박사를 보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니까.... 일단은 아무조건없이 계약을 승인하라는건가...

무거운 표정으로 마사장은 어렵게 박박사를 보며 말했다. 억울한듯 주먹을 쥔것이 몹시 분한듯 싶었다.

그런 마사장과는 달리 박박사는 얼굴에는 여유가 넘치고 있었다.

흐흐흐 일단은 그곳 왕마담이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음이야...

미끼라고 생각하게... 떡밥은 푸짐하게 뿌려줘야 소득이 짭짤할것이 아닌가..

그래도 그 큰 계약을 거저 덥석 던지다니...

쩝...고년 며칠전에 용돈 좀 던져주며 살짝 어루만지니 미꾸라지처럼 돈만 받아가던데...

아주 얄밉던데.... 쯧... 천하의 내가... 동전한닢도 허트루 써본 적이 없던 내가 말이야....

자네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는 거 잘 알지만...

이번에 양보한 것은 고년을 함정에 빠뜨린다음 아주 쥐어짜면 될 게 아닌가..

음 그래도... 하긴 일리가 있네... 알겠네 자네 말대로 하지...

요년... 덫에 걸리기만 해라... 주물럭 고기처럼 쥐어짜줄테닷....아주 요절을 내주마

마지못해 박박사의 계획에 동의하고 있었지만 그랬다. 마사장은 전혀 계획대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일주일이 흘렀고 마사장은 연주에게 많은 수작을 걸었으나

눈치가 제법 빠른 연주는 고삐리 답지 않게 그런 마사장의 음험한 마음을 파악하였는지

유유히 그를 따돌리며 아름아름 돈만 뜯어내고 있던 것이다.

마사장이 미칠듯 분함에 치를 떠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였다.

잡힐듯 잡힐듯 오히려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이였는지 마사장은 이를 갈고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연주를 넘어뜨려 욕심을 채우고 싶었지만

미성년자라 슬몃 겁이 나서 자제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점을 연주역시 파악했는지 약올리듯이 오히려 마사장을 이용하는 것이였다.

마사장은 사실 미칠 지경이였다.

그러나 이런 안절부절 못하는 마사장과는 달리

지략이 풍부한 박박사의 계획은 차질없이 연주에게 마수를 뻗히고 있었는데....

먼저 왕마담에게 지시하여 연주와 가벼운 교통사고를 위장하여 냈다.

백밀러로 가볍게 팔을 부딪힌 정도였는데.....

살짝 부딪혀서 그냥 가려는 그녀를

기어이 병원에 데려가서 정밀검사를 받게 한후 학생에게는 큰돈인

200만원을 합의금으로 지불하였다.

그리고 그녀와 안면을 튼후 그녀를 데리고 다니며 쇼핑도 하고,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밥도 사주며 은근히 그녀의 씀씀이를 증가시켰고,

근사한 명품을 부추키며 구입하게 한후 그녀에게 호의를 베푸는 척하며

돈을 차입해 주고 있던 것이였으니....

기실 마사장에게 돈만 뜯어내라 호구하나 물었다. 너는 미성년자라 절대 건들지 못한다. 라고

지휘해준것은 박박사의 지시를 받은 왕마담의 치밀한 계략이였다.

그것은 그녀의 씀씀이를 증가시키는 효과와 함께 도덕적 윤리성을 한단계 추락시키기 위한 하나의 작업....

즉 서서히 그녀를 나락으로 이끌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였던 것이였으니...

순진한 연주는 일주일새 왕마담의 꼬드김에 넘어가 호화로운 명품과 최신형 전자기기를 한아름 구입하며

서서히 박박사의 의도대로 마사장을 농락하는등 그 도덕적 윤리성이 현저히 하락한 것이 사실이였다.

박박사는 기실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그리고 며칠뒤였다

감사합니다. 사장님...정말 감사합니다.

감격에 찬듯 연주의 아버지는 마사장과 박박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자네회사가 비록 일시적인 어려움에 부딪혔으나,

나름 업계에서 평판도 있고, 기술력도 인정받은 업체더군...

담당자에게 물어본바 상당히 긍정적인 의견을 내더군....

칭찬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마사장님은 역시 업계의 전설답게 혜안이 빼어나십니다.

다들 보잘것 없는 저희회사를 외면하기만 했는데...

마사장과 박박사의 불순한 의도는 알리없는 그는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한듯 계속 고개를 흔들며

감사함을 표현하며 침이 마르도록 마사장을 치켜 세울 뿐이였다.

이런 그가 돌아가고 난 뒤였다.

일단은 자네말대로 했는데.... 어떤가 상황이...

흐흐... 아주 잘했네.... 이제 수확을 거둘때가 무르익고 있네...

마사장의 말에 흐뭇한 웃음으로 답하는 박박사였다.

아니 정말인가.... 벌써....말해주게...

떨떠름한 얼굴을 하던 마사장이 어느새 반가운 얼굴을 하며 박박사를 쳐다보는 것이였다.

흐흐... 나는 사실 왕마담에게 지시하여 그녀와 친분을 쌓게 했네... 그리고 그담에 자네를 뜯어먹게 했네..

아니 뭐라고!!!! 아니 왜???

당황한듯 마사장은 놀라며 빤히 박박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박박사는 그윽한 웃음을 지으며 희미하게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흐흐... 고년을 약간은 타락시켜 놔야... 나중에 저항이 덜할것이 아닌가...

호두같은 아이라 까먹을려면 힘이 들꺼 같아서...미리 껍질을 연약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네...

오호 과연.... 자네는 참으로 용의주도한 사람이군.... 계속해보게...

이제는 감탄한듯 박박사를 바라보는 마사장이였다. 박박사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자네가 가끔씩 준 돈으로 그아이는 씀씀이가 커졌다네...

더불어 왕마담에게도 천만원 가량 빚이 생겼다네... 흐흐...

어린애들은 돈관리에 자제심이 빈약하거든...

오오... 그렇다면 조만간 왕마담의 술집에 가서 고것을 마음껏 범할수 있겠군..

마사장은 박박사의 말에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역시나 입에서 침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박박사는 무겁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말하지 않았는가... 이 계책의 핵심 키워드는 자청해서 그아이가 술집에서 일하게 만드는것이라고...

'자청해서' 이부분이 아주 중요하네

아니 그게 가능이나 한 얘긴가!!!!! 그리고 나는 지금 미쳐버릴 지경이네...

당장이라도 고것을 자빠뜨리고 싶단 말이네...

나는 절제심이 부족하네.... 이거 생활이 안될 지경이야 요즘...

마사장은 다시 침울해 진듯 잔뜩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박박사는 다시 방긋 웃으며 그런 마사장을 달랜다.

멀지 않았으이... 이제 자네는 대출을 조여 그 멍청이 회사의 자금압박을 가중시키다가

꼬투리 하나 잡아서 납품을 중단시키고 대금결제를 지연시키는 것이네...

물론 어느정도 작업이 진척되면 그아이를 칼같이 피해야지...경계심을 없애줄 필요가 있거든

아마도 자네를 만나기 위해 왕마담의 술집으로 제발로 걸어들어올것이네...

왕마담과 휘하의 마담들이 어려운 아버지의 사정을 그아이에 전해줄 것이거든....

흐흐...약간의 부추킴과 덫만 잘 설치한다면 반드시 자청해서 찾아올것이야...

진정한 프로페셔널은 스스로 벗게 만드는것....

내일부터 납품이 되니... 다음주쯤 꼬투리를 잡아 납품을 중단시키세...

암튼 그 띨띨이가 가져온 서류에 의하면 중도상환도 다음주쯤이였지...

칼같이 집행하고 압류까지 진행시키라 지시해두세나...

흐흐흐 줬다가 뺏을 생각이었네 처음부터...

아마도 더욱 미칠걸세 그 바보는....하하핫... 이달안으로 끝나겠군....

박박사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우며 울려퍼지고 있었다.

다시 십여일의 시간이 흘렀다.

연주는 요즘 아버지가 걱정이다. 며칠전만 해도 밝은 표정의 아버지가 요즘 이상하다.

얼마전부터 술만 계속 마셔대며 늦게 들어오던 아버지가 요즘은 집에서도 술을 마시고 있다.

늘 자식들에게 자상했던 아버지였던지라 더욱 걱정이 되었다.

요즘따라 재혼도 마다하고 자신들만을 바라보며

죽도록 일만하는 아버지의 어깨가 너무나 작아보이는 것이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연주는 아버지가 힘든 이유를 우연히 알게되었다.

알고 지내던 언니들이 말해주기를 마사장이 아버지 회사의 납품을 끊어버려

아버지는 실의에 빠진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언니들이 직접적으로 연주의 아버지를 거론하지는 않고

그냥 동네사는 누가 운영하는 무슨회사의 납품을 마사장이 끊었다 라고 하였으나....

소재지나 정황으로 보았을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임에 틀림없었다.

더구나 묘하게 며칠전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술에 의지하는 아버지를 보니

틀림이 없는 것 같았다.

문득 연주는 언니들의 말이 생각난다.

마사장은 어린 여자아이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는 흘러들은 이야기 말이다.

어느새 전에 마사장이 자신에게 집적거릴때 주었던 명함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더구나 얼마전에 명품구두와 백을 몇개 구입하느라 아는 언니에게 꽤많은 액수의 채무도 있다.

힘겨운 아버지께 차마 말씀드릴 용기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회사는 아버지가 청춘을 바쳐 힘들게 일궈낸 회사이다.

회사가 도산한다면 형편도 형편이지만 가엾은 아버지가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어린 연주 역시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망설이고 또 망설이던 그녀였지만 용기를 내어 폰을 잡고 있었다.

여보세요 누구신지요...

폰너머에서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마사장이 전화를 받는다.

기실 만세를 부르며 한껏 고무된 마사장이였으나 박박사가 지시한바대로

목소리를 깔고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저기 안녕하세요.... 저 전에 부탁할일 있으면 연락하라 하셔서... 저 옆집 연주에요..

아 그래 무슨일이지..

저기 드릴 말씀이 있는데.... 오늘 오후에 한번 뵙으면 해서....

아.. 그래... 그럼 스타박스 커피숍에서 다섯시경에 보지...

어려운 부탁만 아니면 들어줘야지 숙녀분이 부탁하는데..

퉁명스러운 목소리와는 달리 묘한 여운을 남기는 마사장이였다.

그날 연주는 커피숍에서 마사장을 기다렸으나 마사장은 나오지 않았다.

한가닥 희망을 품고 한시간을 기다리던 그녀는 망설일듯 폰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다시한번 마사장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마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그녀는 계속 전화를 하였으나 마사장은 폰을 꺼놨는지 신호조차 가지 않았다.

자정이 지날무렵 다시한번 그녀가 전화를 하자 마사장이 졸린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오늘 해외에서 중요한 손님이 갑작스럽게 오셔서.... 참으로 미안하구나 얘야...

미리 전화라도 주시지 한참 기다려잖아요 아저씨!!!

화가 났는지 마사장을 쏘아붙이는 그녀였으나 이내 자신의 처지가 이해가 되었는지 곧 후회하는 그녀였다.

미안하게 됐구나...그래 부탁할 것은 무엇이니....

이런 격앙된 연주의 목소리와는 달리 마사장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점잖았다.

연주는 살짝 이 나이든 아저씨에게 호감이 느껴졌다.

배만 불룩 튀어나온 살찌고 수준낮은 아저씨라고 성급하게 생각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이내 어쩌면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드는 것이였다.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졌고, 제법 애교가 넘치고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그녀가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그녀역시 꾀가 많고 슬기로운 아이였으나

마사장의 잔머리와 박박사의 지략에는 감히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였다.

저기 아저씨.... 사실은 저희 아버지 요즘 너무 힘들어하세요....그래서 말인데....

내심 기대를 품은듯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고조되어 있었다.

마사장은 그런 그녀의 변화된 목소리에 뛸듯이 기뻤지만

박박사의 당부가 떠오르자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며 짐짓 점잖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연주야... 미안하지만 그건 힘들단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너의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다...

앞으로 전화는 자제하거라..

하며 쿨하게 전화를 끊는 것이였다.

그러나 한동안 연주의 목소리를 머릿속에서 흡사 녹음기 재생하듯 무한반복하는 마사장이였으니....

귓가에는 한층 나긋나긋해진 연주의 목소리가 울리는 듯 미쳐버릴 지경이였다.

이내 연주의 은밀한 부위를 상상하며 침을 줄줄 흘리며 베개를 연주삼아 꽉 껴앉아보는 마사장이였다.

연주는 다시 마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마사장은 전화기를 꺼두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는것이였다.

며칠동안 한가닥 희망을 품고 다시 용기를 내어 다이얼을 두드렸으나

마사장은 그녀의 전화를 피하는 듯 요지부동이였다.

그런 희망마저 접고 자포자기가 될때쯤이였다.

얼마전에 알았던 언니가 기쁜 일이 있어 한턱 쏜다고 해서

머리도 아프고 마음도 어지러워서 잠시 외출을 하였다.

약속장소에는 안면이 있는 언니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었는데....

기쁜일이라는 것이 손목하나 안잡고 호구하나 잡아서 제대로 벗겨먹었다는 무용담이였다.

나름 미모는 자신있는 연주였기에 의미없이 듣던중에 문득

저 언니도 저렇게 하는데

자신도 마사장을 농락하며 원하는 것을 얻을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녀였다.

물론 예전에 자신에게 제법 짭짤하게 용돈을 주던 마사장의 모습이 묘하게 매치되기도 했다.

그러다 화제는 우연치않게 마사장의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생긴것과는 달리 마사장이 제법 매너있고 순진하다는 말들 따위였다.

그러면서 마사장을 노리는 언니들이 제법 많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순간

연주는 자신이 직접 마사장을 구워삶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런 일들이 다 자신을 수렁으로 밀어넣기 위해

다들 짜고 치는 거라는 것을 알턱이 없는 그녀였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지금까지는 자신이 수동적이어서 그런거라 생각해버렸다.

이젠 용기를 내어 좀더 적극적인모습으로 마사장을 설득하여

반드시 어려움에 처한 아버지를 구해내리라 다짐하는 그녀였으니....

바로 박박사가 예상한바와 한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후였다. 연주는 박박사의 헤아림대로 제발로 왕마담을 찾았다.

그리고 나서 마사장에게 부탁할 일이 있으니... 꼭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였다.

왕마담은 이리저리 튕기는척 연기를 하다가 마지못해 연주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것이라 서류하나를 내밀었으니.....

그것은 그동안 자신이 빌려준 돈을 업소에서의 근로를 통해 변제하겠다는 내용이였고...

사채 뺨치는 말도 안돼는 이자와 터무니없는 위약금이 적힌 것이였으나...

그저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말에도 감지덕지였던 연주는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덜컥 그 서류에 사인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시간을 쪼개 왕마담의 업소에서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마사장과의 우연한 만남을 준비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