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자동차가 옆으로 뒤집어지자 미스타는 잠에서 깨며 소리쳤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아아아! 부차라티, 내려가잖아! 이 길은 ‘내리막’이야!”


“곰팡이가 아래에서 퍼지면서 올라옵니다!”


“죠르노, 미스타, 뛰어내리자! 날 잡아!”


두 사람이 부차라티를 붙잡자 부차라티는 자동차를 지퍼로 열며 뛰쳐나와 도로 차단벽을 건드렸다. 차단벽에 지퍼가 달리자 부차라티 일행은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다.


“올라가!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가!”


자리에서 일어난 미스타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도로 건너로 보이는 콜로세움의 웅장한 자태였다.


‘저 거대한 게 콜로세움인가…! 저게 우리가 가고 있는, ‘콜로세움의 사내’가 있는 곳…’


셋이 타고온 자동차는 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부차라티는 길 위에 쓰러진 남자의 시체를 보았다. 시체는 이미 전신에 곰팡이가 펴 흉측하게 망가져 있었고 그 위로 헬리콥터가 활공하고 있었다. 죠르노가 헬리콥터를 보며 말했다.


“무의식… 스탠드 능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본체 쪽 ‘무의식’의 재능입니다… 마음 속에 죄책감이 있으면… 무의식 중에 어디에선가 ‘브레이크’가 걸리는 능력이 나오죠… 하지만 놈은 ‘잔혹함’을 즐기며 그걸 삶의 보람으로 여기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능력이 나온 겁니다. 이런 짓을 할 줄이야… 놈에게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놈은 악의 한계가 없는 인간이에요.”


“난데없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죠르노!”


그때, 미스타는 길가의 한 남자가 곰팡이가 핀 아이를 부축하고 있는 걸 보았다.


“뭐야 이게?! 정신 차려! 왜 그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눈 좀 떠봐! 당장 의사 불러 올게! 저기 전화가 있어! 가서 불러 올게!”


“이봐! 당신! 안 돼! 그리 가면 안 돼!”


하지만 남자는 미스타의 외침을 듣지 못했다.


“당장 구급차를…! 불러 올게!”


남자는 하반신이 분해되어 버렸다. 뒤이어 길을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비명과 함께 곰팡이의 먹이가 되고, 지나가던 이들에게 까지 곰팡이가 퍼지며 순식간에 로마 시내는 지옥이 되어 버렸다. 부차라티는 그 모습에 경악했다.


“이럴 수가! 온 로마를 마구잡이로…! 로마에도 조직원이 있어! 보스에게도 피해가 갈 거야! 그딴 것쯤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설마 진짜 저지를 줄이야… 그래서 헬리콥터로 쫓아온 거였어! 로마의 인구는 380만! 아까 그 어촌과 비교도 되지 않아! 눈 깜짝할 새 확산될 거야!”


“놈은 즐기고 있어! 보스는 이걸 알고 있었어! 이대로 가다간 온 로마 사람들이 죽을 거야! 아니, 그 이상 확산된다해도 놈은 멈추지 않겠지!”


“게다가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가 가기 전에! ‘콜로세움’에서 기다리는 ‘사내’에게까지 곰팡이의 살육 범위가 확장되는 수가 있어! 미스타! 저 헬기가 네 탄환의 사정거리에 들겠어?! 아니! 무슨 일이 있어도 격추시켜야 해! 반드시 처리해!”


“알아! 놓치지 않겠어! 가라! ‘섹스 피스톨즈!’”


미스타가 쏜 여섯 발의 총알이 헬기를 향해 빠르게 날아 들었다. 총알이 동체를 타격하려는 그 순간, 한 쌍의 주먹이 움직이며 총알을 튕겨냈다. 세코, 그가 헬기 외부에 매달려 그들을 노려보더니 헬기에서 뛰어 내리며 마치 다이빙 선수처럼 자세를 잡은 다음 도로 속으로 들어갔다. 헬기를 조종하던 초콜라타는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좋았어. 이걸로 세코는 무사히 착지… 아니, 입수(入水)했다… 놈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신세지. 그리고 로마에서 부차라티 일당이 누굴 만날 예정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린 데이’는 놈까지 싸잡아 이대로 처리할 거야. 크크크.”


세 사람이 밟고 있던 바닥이 안으로 움푹 들어가기 시작했다. 미스타가 소리쳤다.


“이… 이 자식! 오르막길 ‘위쪽’에서 온다! 게다가 뒤로는 물러날 수도 없어!”


“미스타! 헬기에 집중해! 절대 놓쳐선 안 돼! 이자는 내가 상대할 테니까!”


“틀렸어, 부차라티! 너무 멀어! 탄환의 사정거리에서 멀어져가! 여기서는 더 이상 연료 탱크나 프로펠러의 철판을 꿰뚫을 수 없어!”


그때, 죠르노의 손이 총을 잡은 미스타의 오른손을 붙잡았다. 죠르노는 반대 팔로 미스타의 허리를 감으며 소리쳤다.


“천만에요, 미스타. 쏘지 않으면 모르는 일입니다!”


두 사람은 헬기를 향해 총을 갈겼다. 하지만 총알은 헬기에 맞지 않고 헬기가 호버링하는 그 아래 건물을 맞출 뿐이었다.


“틀렸어… 내 피스톨즈의 사정거리는… 내가 제일 잘 알아…! ‘헬기에 탄 사내’는 내가 일부러 쏘게 한 거야! ‘땅 속으로 다니는 놈’이 뛰어내려 완전히 우리 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헬기’는 이미 놓쳤어! ‘땅 속의 사내’가 온다!”


“탄환은 명중했어요, 미스타! 헬기를 쫓죠! 푸고, 듣고 있습니까?”


죠르노의 말에 거북 안에서 푸고가 튀어나왔다.


“전부 듣고 있어, 죠르노.”


“지금부터 셋이서 ‘헬기에 탄 사내’를 처리할 겁니다! ‘곰팡이’의 살육이 콜로세움에 이르기 전에! 해치워야 합니다!”


미스타는 당황했다.


“쫓…다니… 헬기를?!”


그때, 헬리콥터는 갑자기 자란 나무에 감겨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초콜라타조차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경악했다.


“뭣이! 이건!”


죠르노는 부차라티를 바라보았다.


“부차라티. 땅속의 사내는 맡겨도 괜찮겠지요…?”


두 사내의 눈동자가 서로를 보는 순간, 부차라티의 등 뒤에서 세코가 나타나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부차라티를 노려보았다. 부차라티는 그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가, 달려!”


ㅗㅜ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