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타가 가장 앞서 소리쳤다.


“좋아! 가자, 죠르노! 푸고!”


세코는 부차라티를 노려보았다. 전신을 감싼 진흙색의 슈트의 군데군데 주황색으로 박음질한 것 같은 자국이 보였고 거의 유일하게 드러난 눈 부분에는 하늘색 실 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아까 같은 수는… 두 번 다시 안 통해! 감히 그딴 짓을 했겠다아아아아. 위도 참 크구나… 가 아니라… 간도 참 짜구나… 아니… 으그그그그…”


“간도 참 크구나?”


세코는 가만히 부차라티를 바라보더니 당황하여 역으로 화를냈다.


“나도 다 알아!! 국어 선생이라도 되냐? 너… 너… 네가아아아 무슨… 새, 생각났다…! 비디오 찍어야지… 처치는 금방 끝나겠지만…”


세코가 대치 중에 뜬금없이 뒷주머니에서 캠코더를 꺼내 만지자 부차라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스티키 핑거…!”


그러나, 스티키 핑거즈의 공격이 명중하기도 전에 세코는 더 빠르게 부차라티의 턱에 발차기를 갈겼다.


‘이… 이놈! 이 파워와 스피드는!’


“일대일 싸움… 이 이 이라면… 땅속에 들어갈 것도 없어.”


세코는 캠코더를 공중에 던지더니 순간 부차라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부차라티가 당황하는 순간, 세코는 정면에서 주먹을 갈겼다. 부차라티는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지만 바로 뒤편의 철제 난간이 주먹에 맞은 그대로 녹아 축 늘어나 있었다. 부차라티는 주먹이 스친 자신의 어깨도 약간 녹아 있는 것을 알았다.


‘빠… 빠르다… 같은 근거리 파워형… 하지만 이 파워… 내 스티키 핑거즈보다 위다… 스피드도 그렇고 파워도 그렇고…!’


부차라티가 태세를 정비할 틈도 주지 않고 세코는 바닥에 주먹을 갈기더니 더 빠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부차라티는 간신히 공격을 피하며 세코의 전법을 알아차렸다.


‘반동이다… 팔꿈치로 지면을 치고 있어! 놈은 지면을 탄력 있는 것으로 바꿔 그 반동을 이용해 파워를 증폭하고 있어! 그래서 빨라! 링 로프의 반동을 이용하는 복서의 펀치처럼…!’


세코는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갈겼다.


“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시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공격을 간신히 막던 부차라티의 자세가 흐트러지자 세코는 마무리 일격을 날렸다.


“받아라! 시간 없다!”


세코의 일격이 날아들기 직전, 부차라티는 자신이 쓰러진 바닥을 지퍼로 통째로 잘라 아래로 떨어졌다. 세코는 멀쩡하게 일어나는 부차라티를 내려다보며 팔을 뻗어 공중에 던졌던 캠코더를 다시 잡았다.


“역시… 너, ‘곰팡이’가 안 펴. 떨어졌는데도… 초콜라타의 ‘그린 데이’는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죽이는데… 뭐냐고, 네 몸…”


세코의 왼발이 일부가 베여 피가 튀었다.


“뭐가 뭔지 몰라도… 그럼 그런 데로… 아무래도 상관없어. 네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온몸을… 묵사발로 만들어버리면 그만이지… 내, 내 ‘오아시스’로 말이야아아아!”


헬리콥터, 초콜라타는 헬기를 감싸는 나무를 보며 적잖게 당황했다. 게다가 자신을 향해 두 사람이 올라오고 있는 것도 알았다.


“죠르노 죠바나. 분명 그 ‘신입’이던가…? ‘물체에 생명을 부여하는 능력’! ‘표적을 비껴간 탄환’! 이 헬기를 붙들고 있는 건 놈의 ‘식물’인가?! 놈들이 온다! 날 만만히 봤겠다… 생명 에너지는 내 ‘그린 데이’의 적수가 되지 못해…! 이 덩굴을 썩어 문드러지게 해주마! 그리고 헬기를 강하시키겠다! ‘그린 데이’! 곰팡이를 퍼뜨려! 풀을 끊어버려!”


“좋아… 성장은 거의 끝났다… 이미 나무가 됐어! 이걸로 저 헬리콥터는 ‘고정’됐다!”


“뭐?! 뭐지?! 강하가 되지 않아… 헬기가 움직이지 않잖아! 큰일이다! 헬기가 꼼짝도 하지 않아! 위험하다!”


“미스타, 나무를 타고 헬기로 올라가죠!”


“그럴 필요는 없어, 죠르노. 이미 충분히 탄환의 사정거리에 들었어! 헬기도 고정돼 있는 이상 여기서 완벽히 저격이 가능해! 게다가 유리도 방탄이 아니란 건 여기서도 훤히 보여!”


미스타는 헬기를 향해 총을 쐈다.


“가라! 피스톨즈! 착탄 지점은 놈의 골통이다!”


신나게 날아가던 피스톨즈 다섯은 헬기까지 도달하고 나서야 당황했다. 조종석에 아무도 없던 것이다. 미스타 곁에 남은 넘버 5가 말했다.


“미스타… 이상한 보고가… ‘없다’는데! 놈은 ‘헬기’ 안 어디에도 없대!”


피스톨즈는 속수무책으로 헬기 안으로 들어왔다.


“어디 있지, 놈은?! 대체 뭐야?! 어디 숨었을 리가 없는데!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다들 찾아! 놈을…!”


그 순간, 피스톨즈 둘이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넘버 2’, ‘넘버 3’!”


그 피해는 그대로 미스타에게 돌아왔다. 넘버 5가 소리쳤다.


“크, 큰일났어, 미스타! 모두를 되돌려!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