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끝자락에 달린

붉디 붉은 태양은


백주 대낮의 찬란한 태양의 빛을

저 아래 지평선에 담아

하얀 빛을 빼낸 것


순백이 빠진 붉은 태양은

우리 눈으로 멀쩡히 볼 수 있고


구름에 가려진 붉은 태양은

마치 구름에 먹힌 것 같다


구름에 먹혀버린 붉은 구슬은

토해내기도 전에 져버리는 황혼에

저 아래로 먹혀버리고


어둠이 땅에 드리워질 때

붉은 태양은 아쉽지만

내일을 기다리며 사라진다.


다시 떠오를 한낮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