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타를 치료한 죠르노는 귀에 들어온 다른 소리에 깜짝 놀랐다.


“왜… 떨어져 있는 거지…? 초콜라타의…”


건물 난간 구석에 초콜라타의 휴대전화가 떨어져 있었다. 진동이 울리는 채로. 그때, 넘버 5가 소리쳤다.


“죠르노! 미스타의 의식이 돌아와! 얼마나 걸릴까? ‘콜로세움’까지! 여기서 몇 분쯤 가면 돼?”


죠르노는 불길한 느낌을 감출 수 없어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


“설마… 놈은 싸움 중에 전화를 하고 있었던 건가?!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서?”


전화를 건 이는 당연히 세코였다. 세코는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초콜라타가 전화를 받지 않자 의아해하고 있었다.


“왜…? 안 받아? 어째서? 초콜라…타…아아…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내가 부르잖아…?”


그때 세코는 휴대전화 화면에 메시지가 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이 깜빡거리는 건…? 뭐였더라? 그게… 맞다! ‘부재중 메시지 있음’이라고… 깜빡거리는 거야! 누가! 언제 전화를… 걸었지? 추적할 때였나?”


세코가 버튼을 누르자 초콜라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코, 나다.”


세코는 부모의 전화를 받는 아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초콜라타다! 우헤헤헤헤헤헤!”


“아무리 나라도 헬리콥터가 ‘나무’에 붙들렸을 때는 좀 식은땀 났지만 이미 총잡이 미스타는 처치했다!”


“아싸!”


“지금은 신입 죠르노 죠바나가 이 헬기로 올라오는 모양이야. 하지만 이미 보나마나지. 내 승리다! 넌 부차라티에게 집중해라. 돌아오면 등 긁어줄 테니까.”


세코는 자신의 뺨을 전화기에 문지르며 기뻐했다.


“각설탕도 먹고 싶지? 던져주마… 상으로. 몇 개 먹고 싶지?”


“으… 그게…”


“두 개냐?”


세코는 진짜 대화라도 하는 양 고개를 저었다.


“에엥~! 시이러어어 좀 더어~ 조오옴 더어어어!”


“농담이야! 다섯 개 던져주마! 동시에 다섯 개 입으로 캐치가 되려나? 손은 쓰면 안 된다?”


세코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잘 들어, 세코… 우린 무적이다. 강자는 약한 놈들을 지배할 자격이 있지. 아니… 반드시 타인을 지배해야 하는 숙명이 강한 자에게는 있어… 설령 그 상대가 보스라 해도 말이야… 난 이 싸움에서 겸사겸사 보스도 넘어설 생각이다… 너도 해내야 한다! 세코… 넌 강해. 죠르노가 왔다. 이만 끊겠다만… 난… 그래서 네가 좋다… 그럼 간다…”


메시지가 끝나자 세코는 땅 속에서 몸을 일으켜 보도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부차라티는 전혀 세코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해치운 건가?! 죠르노, 미스타. ‘헬기에 탄 사내’를…!”


부차라티의 말에 세코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멀쩡하게 부상자를 구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오고, 구급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세코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초… 초콜라타…”


그리고, 세코의 휴대전화에 있던 초콜라타의 두번째 메시지가 울렸다.


“세코, 나다. 부차라티는 처리한 거냐? 내 쪽에서는 예상밖의 일이 일어났다. 이제 곧 죠르노를 처리하겠지만 부상을 좀 당하고 말았지. 혹시 몰라 하는 얘기다만…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시간도 없고 큰 소리로 말할 수도 없으니 잘 들어라, 세코. 놈들의 목적지는 ‘콜로세움’… 방금 피스톨즈의 대화로 알았지…"


세코는 크게 당황하더니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다 데었다.


“콜로세움에서 누가 기다리는 모양이다… 그 수수께끼의 인물은 보스를 쓰러뜨릴 비밀을 알고 있어…! 그래서 죠르노 일당은 그자를 만나러 가는 거고, 보스는 그걸 저지하려 하는 거다! 내 말 알겠지…! 죠르노는 쓰러뜨리겠지만 만약 내 곰팡이의 파워가 약해지면 그때는 네가 가야 한다…! 누구보다 먼저 비밀을 손에 넣는 거다. 너밖에 없어!”


메시지는 거기서 끝났다. 세코는 가만히 서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내용을 어렴풋이 들은 부차라티가 중얼거렸다.


“이 자식… 뭐지? 방금 그 전화는? 설마.”


세코는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잔뜩 경멸하는 얼굴로 말했다.


“흥! 초콜라타, 이런 병신. 슬퍼할 것… 같냐? 너 같은 것 때문에…? 지기나 하고 말이야아아아아아아!”


세코는 휴대 전화를 석제 도로차단봉에 던져 박살 내버렸다.


“넌 머리도 엄청 좋고… 각설탕을 던지며 놀아도 주고 통장도 빵빵해. 그리고 무진장 강해…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래서 네 말을 듣고 있으면 안심이라고… 생각했었지…”


세코는 캠코더에 침을 탁 뱉더니 순식간에 무르게 만든 뒤 손으로 움켜쥐어 터뜨려버렸다.


“하지만 약해 빠졌잖아아아아!! 져버리기나 하고 말이야아아아! 그딴 쓰레기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이거야! 하나도 안 좋아한다고오오오!!”


세코는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콜로세움으로 달렸다. 부차라티는 세코가 무엇을 알았는지 확신했다.


“들켰다! 우리의 목적지가 ‘콜로세움’이라는 걸 놈에게 들켰어! ‘비밀’을 알아낸 눈치다! 가게 놔둘 수 없지!”


부차라티의 스티키 핑거즈가 표지판의 철제 기둥을 뽑아 날렸다. 그러나 세코는 그것을 보지도 않고 피하며 기둥은 그 도로차단봉에 박혔다. 그러나, 세코는 그것을 보고 일순간 굳어버렸다.


“응…? 절반?”


그것은 처음부터 스티키 핑거즈의 지퍼에 의해 절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곧이어 지퍼가 빠르게 닫히며 세코를 압박했다.


“받아라! ‘스티키 핑거즈’!”


하지만 세코는 기둥이 아니라 도로차단봉을 걷어 찼다. 세코에 의해 기단 자체가 물러진 차단봉은 위치를 바꾸어 공격이 부차라티를 향하게 만들었다.


“뭣이이이!”


부차라티는 차단봉을 부숴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으나 목이 크게 베이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세코는 부차라티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콜로세움’ 하니 말이야 ‘클났시우’… 처럼 안 들리냐? 응~? 국어 선새애애앵~ 너 이제 큰일나서 하는 소리인데 말이야~”


세코의 탄탄한 엉덩이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