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나송
[별명] 항수의 붉은 손
[성별] 남
[키] 170cm
[생일] 7월 2일
[출생지] 제나라
[속성] 불
[소속 조직] 용주
[전투 방식] 정신권법, 수요령 응원

전에도 리청 의원이나 월백 선장님한테서 용주 대륙의 수요령에 대해 들은 적은 있었어. 그치만 그때까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그러다가 수요령을 직업적으로 상대하는 나송이 콜로서스에 왔고, 걔가 해 주는 설명을 듣고서야 수요령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 수요령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생물이 기묘한 방법으로 자신의 힘을 높이고, 오로리안의 사고와 언어 패턴을 배워서, 더 강하고 특수한 루미나틱스를 통해 결국엔 자신을 오로리안의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해! 훈련과 학습을 통해 종족의 간극을 뛰어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잖아! 혹시 용주 바깥의 생물들도 그게 가능할까?
나송이 나한테 수요령의 생활 방식에 대해 설명해 줄 때, 난 아정도 옆에서 거들면서 의견도 내는 걸 볼 수 있었어. 근데 내가 아정한테 어떤 오로리안이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숨어서는 말도 안 하게 됐지 뭐야. 그 질문은 나송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신 대답해 줬어. 그건 아정한텐 아직 너무 이른 얘기래. 「불꽃 박치기」를 적어도 수백 년은 연습해야 된다나?
──바이스

안녕! 차 좀 가져왔어. 얘기하다 피곤하면 같이 마시자. 내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거든. 몇 마디면 끝날 거야. 혹시 내가 만난 수요령들 얘기도 듣고 싶다면 한두 시진 정도는 더 얘기해 줄 수 있어.
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산으로 보내서 산의 도관에서 자랐어. 왜냐면 어렸을 때 난 키는 작으면서 불의 기운이 너무 강해서 가족들한테 폐를 많이 끼쳤거든. 부모님은 내가 그렇게 이상한 게 분명히 뭔가 나쁜 수요령한테 홀려서 그런 거라 생각해서 도관에 맡겨서 살을 풀게 하실 생각이셨어. 용주의 보통 사람들은 도관이란 곳이 보통 신령이나 선현들이 수호하고, 도관의 도사들도 오묘하고 비밀스러운 영적 존재들이랑 대화에 능한 자들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거기라면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겠지. 근데 관장님은 날 보시더니 사실 내가 수요령한테 홀린 게 아니라 그냥 영양 섭취가 부족할 뿐이고, 화능술에도 재능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 그리고 집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도 좋다고 하시더라고.
난 조금 생각해 본 끝에 산에 남기로 했었어.

관장님은 좋은 분이셨어. 그분은 내 사부님이자, 날 자기 자식처럼 대해 주셨어. 제자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술법을 잘 익힐 수 있도록 항상 정성을 다하셨고 말이야. 그치만 그 도관은 별로 유명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대단한 고수가 수행을 지도하는 곳도 아니었거든. 내 또래의 제자들은 다들 별 성과를 못 냈고, 그나마 내 술법이 조금 나은 정도였어. 다들 내가 신령이랑 인연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작 사부님은 확실하게 말씀해 주시진 않으셨어. 그리고 신령이라도 모든 사람을 돌볼 수는 없다고 하셨고. 그래서 매일 신령의 가호나 빌고 있느니, 차라리 수행에 더 노력해서 몸을 강하게 기르고, 스스로 답을 찾는 게 좋다고 하셨어. 그렇게 하면 비록 술법은 못 쓰더라도, 자기 자신을 지키는 정도로는 충분할 거라면서 말이야.
난 사부님 말씀이 정말 맞다고 생각해.
사형, 사저들은 술법을 못 쓸 때면 교묘한 속임수로 상황을 무마하고, 곤란한 일이 생기면 약간의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 왔어. 그치만 종이로 만든 부적이나 잔재주로는 진짜 무술과 초식을 당해낼 수 없어. 그래서 난 무술 수련에 힘쓰고 진지하게 단련해서 조금씩 나한테 맞는 초식을 익혀갔어.

「만 권의 책보다 만 리의 길을 걷는 것이 낫다」, 책에 흔히 나오는 말이야. 게다가 여러 사람들이 산속에서 먹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냐. 그래서 도관의 제자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하산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했어. 나도 마찬가지였고. 도관을 나온 뒤 사방을 여행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고 있었어.
제나라 마을들은 그런대로 풍족한 편이라, 관혼상제, 도적 체포, 심지어 점술까지도 이미 전문가를 구할 수 있었어. 그치만 수요령에 관한 일은 사람들이 꺼리는 편이고, 쉽게 손을 대지 않아. 게다가 시골에서 수요령이 일으키는 문제는 대부분 보통 사소한 일들이고, 조정의 관리나 명성 있는 식객이 나설 수준은 아니었어. 그러니까 나 같은 방랑 도사한테는 딱 맞는 일이었던 거야. 그렇게 난 요마를 퇴치하면서 수행도 하고, 수요령이 일으키는 사건들을 사람들 대신 해결해 주면서 먹고 살아왔지. 그동안 희귀한 일도 많이 겪었어. 말을 할 줄 아는 거북이가 애들에게 글자를 가르친다거나, 같이 자란 소꿉친구가 나이를 먹지 않았다거나, 불의를 일삼던 부자가 고양이 요괴한테 복수를 당하거나...
그러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무래도 난 신령이 아니라 수요령과 인연이 있다고 말이야.

아정이랑은 수행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됐어. 아정이 실수로 작물에 불을 질러서 사람들이랑 얽혔을 때였어. 우린 특기도 비슷하고, 뜻도 잘 맞아서 친구가 됐고, 내가 싸움이나 수행의 요령을 가르쳐 줬어. 난 육체적인 수행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거든. 다른 도사들은 수요령과 도력을 겨루는데, 진짜 도력이 있는 도사라도 그렇게 해서 승부를 내는 건 쉽지 않아. 차라리 원흉을 응징해서 술법을 못 쓰게 하고, 순순히 요마 행세를 하게 만드는 게 훨씬 편하다고. 그래서 난 아정한테 싸우는 법을 가르쳐 왔던 거야. 아정 말고 다른 수요령들한테도 가끔 가르쳐 주곤 했어. 물고기를 주는 것보단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게 좋으니까 말이야. 뜻이 있는 요마들을 잘 이끌어 주면, 녀석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주변의 수요령한테도 좋은 영향을 줘서 결국엔 일도 편해지게 될 테니까. 사부님도 말씀하셨어. 큰길일수록 간단한 법이고, 가르침에 있어서는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고 말이야. 권선징악의 규칙은 상대의 신분 때문에 흔들려선 안 돼. 도성에 사는 부자나 산속의 요마나 마찬가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