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잉겔
[별명] 감미로운 광시곡
[성별] 여
[키] 164cm
[생일] 1월 26일
[출생지] 자난성
[속성] 번개
[소속 조직] 일루미나 연방
[전투 방식] 청명의 저격총

내가 처음 잉겔 중령님을 만났을 때, 중령님은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읽고 계셨어. %s하고 내가 나타난 게 뭐 그렇게 놀라거나 궁금해할 일이냐는 것처럼 차분한 표정이셨지. 그리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시더라고. 그 모습을 보니까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지 뭐야. 대체 어떤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야 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아니야, 그 정도 수준이면 아마 원래부터 침착한 성격이신 거겠지? 난 백 년을 수행한다고 해도 그렇겐 못 될 거야~

참, 난 중령님의 예쁘고 긴 생머리가 진짜 너무 마음에 들어. 일루미나 군복을 입고 있어도 부드러운 느낌을 더해 주잖아. 참, 중령님 곁엔 항상 작은 새 하나가 날아다녀. 이름이... 아오하라고 했었나? 중령님은 항상 무척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그 새를 바라보시기는 하는데, 음... 자꾸 뭔가 걱정거리가 있으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아무래도 상급 정보장교가 되셨을 정도니까, 머릿속이 여러 일로 복잡하신 게 당연한 거겠지! 누구처럼 맨날 어리벙벙하게 계실 리가 없잖아! 그래, 그렇고말고!

──바이스

전 자난성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두 분 다 일루미나의 군인이셨죠.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이젠 그 두 분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암귀들이 일루미나를 공격해 왔을 때, 부모님께선 그때 네 살이었던 저를 율리시스 교수님께 맡기셨습니다. 교수님께선 일 때문에 저를 연구실로 데려가 돌보실 수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낯선 환경에 놓여서 그런지 제가 꼬빡 이틀을 펑펑 울었고, 그러다가 금방 연구실 곳곳을 탐험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하시더군요. 제게 율리시스 교수님은 책 속에 담긴 지식을 알려 주신, 지혜롭고 인자하기도 한 「친절한 아저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를 딸처럼 대해 주시고, 저를 길러 주셨죠. 그러니 제게 있어 교수님은 스승님 같기도, 아버지 같기도 한 존재입니다.

일루미나와 암귀의 전쟁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당시 개발된 최신 기술의 힘을 빌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루미나군은 참혹한 피해를 입었죠. 네 살의 제가 이 세상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을 때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루미나를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분께서 일루미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 그때 어려서 두 분이 전사하셨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한 살, 두 살 많아질 때마다, 제가 일루미나의 군인이 된 건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은 저 역시, 두 분과 마찬가지로 「일루미나 수호」를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죠. 물론, 지금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저 스스로 노력을 한 것도 있지만, 율리시스 교수님께서 절 돌봐주신 덕분이기도 해요. 7살 때, 교수님께선 제게 위대한 「계획」에 참여해 보지 않겠냐고 물으셨어요. 저처럼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만 참여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하셨죠. 물론 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참여하겠다고 했어요.

저는 교수님께 왜 그 계획에 저를 선발하시려는 건지 여쭤봤습니다. 교수님께선 이 세상에서 저라는 존재를 가장 잘 이해하는 건 바로 교수님 자신이고, 제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퍼즐과 체스 같은 걸 가지고 놀 때부터, 그 계획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재가 바로 저라고 확신하셨다더군요. 「높은 집중력」, 「과감한 판단력」, 「뚜렷한 논리」, 「침착함과 이성적인 면모」... 그저 단순한 꼬리표 같은 말들이었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니 납득이 가게 되더군요. 「계명성 프로젝트」는 일루미나의 미래가 걸려 있는 계획이고, 전 지금껏 그 계획에 참여하게 된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저는 태만하지 않아야 하고, 언제나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표창은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받아 왔지만, 그 찬사들은 저를 향한 인정이 아니라, 일루미나의 미래를 짊어져 줄 사명을 지닌 저를 향한 기대를 나타내는 거예요. 제가 실패한다면, 그 찬사들은 무정한 칼날로 변해 버리고 말겠죠.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모든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내는 것뿐이에요.

13살 때, 저는 순조롭게 일루미나의 시험에 합격했고, 계급을 부여받아 상급 정보장교 신분으로 일루미나의 「역사와 진상」 위원회에 정식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시험 합격 선물로 교수님께 딱새 한 마리를 받았죠. 전 아오하란 이름을 지어 줬답니다. 교수님께선 다른 말씀은 없으셨지만, 전 그게 단순히 축하 선물이 아니라 경계하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아름답고 완벽한 사물일수록 취약해서 쉽게 부러져 버리는 법이라고 말이죠. 군인으로서 전 언제나 일루미나에 헌신해야 할 의무가 있고,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곤 했어요. 만약 그때 암귀가 일루미나를 공격해 오지 않았다면, 부모님께서 군인이 아니셨거나 저를 율리시스 교수님께 맡기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전 어땠을까요? 모든 건 이미 정해진 운명인 만큼, 「만약」은 제게 정확한 답을 줄 수 없겠죠. 일루미나의 미래가 저를 필요로 하는 한, 저는 모든 걸 바쳐 목표를 달성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