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알골
[별명] 무한의 지혜
[성별] 여
[키] 171cm
[생일] 12월 10일
[출생지] 자난성
[속성] 불
[소속 조직] 일루미나 연방
[전투 방식] 나노머신 「부르」

그날 밤 난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키보드를 맹렬한 속도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 엄청 강렬한 소리였다니까! 급하게 밖으로 나가 봤더니, 한 빨간 머리의 여성이 콜로서스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는, 한 손에 기묘한 기계를 들고 콜로서스를 스캔하면서, 다른 손으로 컴퓨터를 빠르게 조작하고 있었어. 스크린 불빛이 안경 렌즈 위에서 깜박이고, 그 사람은 흥분한 듯 혼잣말을 했는데, 난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어. 그리고 내가 다가가서 뭔가 물어보려고 한 순간, 그 사람 목에 있던... 생물한테 습격당할 뻔했어.
그 사람은 내가 다가오는 걸 알고서는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고, 자기 이름이 알골이고, %s의 초대를 받아서 콜로서스 연구를 하러 왔다고 말했어...
...알골 씨라면 일루미나 연방의 위대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이잖아! 그 사람은 내 어깨를 툭 치더니, 장시간 책상다리를 하고 스크린을 보고 있으면, 골반, 요추, 경추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데 내가 좋은 타이밍에 와 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건강검진을 잘 받으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고는 가 버렸어...
──바이스

내 어린 시절 이야기? 좋아, 기꺼이 이야기해 줄게. 「잡담」은 우리 대뇌에서 모종의 쾌락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거든. 심신의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돼. 사실 내 어린 시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꽤 있긴 했어. 「어린 시절에 대체 어떤 체험을 하면 그런 사람이 되는 걸까」라든지 말이야. 하, 긴장 풀어. 네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란 건 아니까.
너도 짐작했겠지만, 난 어렸을 때 딱히 학교의 인기인 같은 건 아니었어. 아이들은 직관에 기대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오히려 직관에 반하는 경우가 많아. 그 결과 반 친구들은 날 괴인이라 생각했어. 한 번은 반 친구 몇 명이 함정을 만들어서 난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온몸에 잉크를 뒤집어썼어! 그리고 어떻게 됐냐고? 난 있는 힘껏 반격해 줬지. 계산 결과, 지금 적당히 봐주면 앞으로는 더 곤란한 일들이 많아질 게 뻔했거든.
참고로 그 애들이 쓴 잉크는 수용성이라서, 금방 지워졌어. 얼빠지지? 물론 난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아.

우리 부모님은 좋은 분이셨고... 아주 평범한 분이셨어. 이건 나쁜 뜻이 아냐. 자기 아이가 천재라는 걸 알게 되자 온 집안의 힘을 아이한테 쏟아서, 결국 아이와 자신까지 망치는 그런 부모들에 비하면, 난 우리 부모님께 무척 감사해. 날 위해 자기 생활을 포기하거나, 날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서 격리해야 할 이질적인 존재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날 걱정해 주셨거든. 그리고 내가 다른 아이들 집에 놀러 가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격려해 주셨어. 같이 축구를 한다든지... 그래, 축구! 만약 네가 날아오는 공을 보는 순간 곧바로 어떤 힘과 각도로 되차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쳐. 이제 남은 건 근육 트레이닝을 계속해서 뇌 속의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 것뿐이겠지. 하지만 네가 그런 종류의 스포츠에서 도저히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면? 내 말은 그러니까... 맞아, 그 공이 내 안경을 부숴버렸어. 얘, 웃지 마! 지금의 난 그때보다 훨씬 튼튼하니까! 신체검사 결과에도 그렇게 쓰여 있고 말이야.

으음, 응? 왜 그래? 잔뜩 겁먹은 얼굴로... 아, 부르가 나한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아하하, 아니야. 이 강약과 리듬이 있는 「마사지」는 부르가 나한테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야. 타박상은 「안녕」, 피하혈종은 「얼른 저쪽을 봐」, 쇄골 골절은 「위험 접근 중!」이라는 뜻인 거지. 아,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니까! 부르가 보내는 밀집된 정보의 흐름에 적응하려고 난 훈련 강도를 다섯 배로 높였거든. 그렇게 무서워할 거 없어. 부르도 지금은 소통 수단이 많이 늘었거든. 봐, 부르가 마침표로 변했지? 이건 「너 어이없어」라는 뜻이야. 하, 이번엔 물음표로 변했네. 이건 네 무례한 투덜거림에 대한 항의의 표시야. 앗, 느낌표가 됐구나. 얼른 도망가는 게 좋을걸!

부르가 내 애완동물 같은 거냐고? 으음...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걱정과 보살핌 속에서 자라던 아이가 갑자기 버려진 강아지를 주운 것 같은 느낌이랄까... 녀석은 너한테 의존하고, 넌 녀석의 습성을 연구하고, 먹이를 주고, 훈육해야만 해... 그리고 녀석을 통해 「인간」의 가치나 사명감을 체험할 수 있는 거지... 아하하, 부르를 「사육」하고 있는 심경도 그런 느낌이랑 비슷한 것 같아! 하지만 다른 점도 있어. 만약 그저 강아지였다면, 내 인내심은 진작에 바닥 났을 거야. 세상엔 개를 잘 키우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부르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부르가 가진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 때마다, 난 세상이 내 지혜에 하나씩 보답을 해줬다는 걸 느낄 수 있어. 나와 만물이 운행하는 이치가 또 한 번의 교류를 해낸 거지! 휴, 부르가 없었으면 얼마나 외로웠을지 상상도 못 하겠다니까. 응? 점점 더 애완동물처럼 느껴진다고? 아하하,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