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단당
[별명] 찬란한 기품
[성별] 여
[키] 164cm
[생일] 4월 4일
[출생지] 업나라 도성
[속성] 불
[소속 조직] 무소속자(용주)
[전투 방식] 해당여의

용주는 신분에 되게 신경을 쓰고, 계급을 엄청 따지는 곳이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처음엔 거기 오로리안들도 백야성처럼 귀족이란 신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어. 근데 단당 씨는 한 나라의 공주니까 도도하게 행동할 만한데도, 다른 사람들이랑 선을 긋는 행동을 한단 느낌이 전혀 안 드는 거야. 오히려 콜로서스에 온 첫날인데도 사람들한테 가까이 다가가려고 저녁에 직접 요리랑 간식을 한 상 가득 차려 줬었어. 전부 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용주만의 음식들이었고. 가만 보니까 그런 점은 카렌이랑 엄청 닮았네. 둘이 사고방식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할 거 같은걸. 오히려 곁에 같이 다니는 「구」라는 호위가 아무도 단당 씨한테 다가가지 못하게 하더라고. 단당 씨가 그 호위한테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한 덕분에 과격한 행동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좀 어색했었어. 언젠가는 그 호위도 여기 사람들 누구도 두 사람을 해칠 마음이 없단 걸 알아줬으면 좋겠는걸.
──바이스

[조종사] 공자가 함께 나들이를 가자고 하다니 별일이로구나. 허나 공교롭게도 나는 점술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으니, 혼자 가 보거라.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길하지 못한 날에 태어났다. 이를 몇몇 풍수사가 떠벌린 탓에 나는 사람들이 피하려 애를 쓰는 존재가 되어 버렸지. 궁에서 연회를 해도 내 자리는 언제나 맨 구석이었고, 궁녀들이나 대신들도 슬금슬금 나를 피했다. 부왕께서도 내게는 더할 나위 없이 차가우셨지... 허나 그런들 어떠하겠느냐. 나는 사람의 운명이 그깟 엽전 몇 개나 거북이 뼈에 결정된다는 소리 따윈 믿지 않아. 가령 내가 다른 이들보다 어려움을 더 많이 겪을 수도 있겠지. 허나 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 어려움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줄 것이야. 나는 사람의 운명이란 자기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운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가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달려 있고 말이야... 아, [조종사] 공자가 사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흥이 깨진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구나.

콜록... 고뿔이 조금 든 것뿐이니 [조종사] 공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 체질이라면 며칠 안 가서 금방 회복될 것이야. 줄곧 그래 왔다. 일전에 집안사람 모두가 역병에 걸렸을 무렵에도, 나만은 사흘 만에 씻은 듯이 나았었지. 허나 그 탓에 빈축을 사기는 했어도 말이다. 모두가 내 팔자에 혈육을 해치는 살이 끼어 가족들에게 재액이 닥친 것이라 수근댔지... 나는 억울하기보다는 화가 더 났었고, 전설 속의 선인이자 약사 「복존자」를 찾고자 사방을 수소문했었다. 그리고 기회와 연이 닿아 복존자를 찾아낼 수 있었지. 물론 처음에 그는 날 도와주려 하기는커녕,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았지만 말이야. 다행히 나는 쉽사리 포기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끝내 도움을 주겠다는 약조를 받아냈고, 함께 약재를 찾아 가족들을 구할 수 있었느니라. 오직 하나 애석한 것이라면 부왕께서는 결국 버텨내지 못하셨다는 것이지... 허나 언젠가 다시 한번 복존자 선생을 만날 수 있다면, 반드시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구나.

내 도화떡을 만들어 보았으나 다소 미흡한 점이 있구나. 내 고향의 궁중 요리사라면 훨씬 더 훌륭하게 만들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조종사] 공자를 데리고 가 맛보게 해 주마.
그래, 조금은 고향이 그립구나. 업나라의 풍경, 궁에 피어 있던 해당화가 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가만히 헤아려 보고서야 깨달은 것이 있구나. 내가 제나라로 보내진 지도 5년째에 접어들었거늘, 나는 숙부와 형님, 아우가 어찌 지내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지금쯤 어떤 모습으로 변하였을지... 그도 그럴 것이, 일전에 짧은 시간이었으나 숙부와 만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허나 다시 만났을 때는 숙부의 목소리, 외모, 심지어는 즐겨 드시던 음식까지 바뀌어 버렸지. 종종 숙부의 말씀을 들을 때면 그분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아우는 나이가 아직 어린데, 그 나이의 아이들은 무서울 만치 빠르게 자라니, 내 돌아간다 하여 아우를 알아볼 수나 있을는지 모르겠구나. 허나 형님이 너무 많이 변할까 걱정이 되지는 않아. 우리는 줄곧 서신을 주고받았고, 형님은 매달 내게 고향의 소소한 물건들을 보내 주곤 한다. 형님은 여전히 예전의 그 형님이야.

형님이 보내온 서신을 보니, 업나라는 올해도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각지의 수확이 썩 좋다더구나... 업나라의 공주로서 백성들과 숙부님을 대신하여 기뻐함이 마땅하나, 내 업나라를 떠나 있는 5년간 국운이 날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녕 내가 업나라의 국운을 억눌러 왔던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들 때도 있느니라.
허나 제나라는 내가 온 날부터 지금까지 재앙의 전조가 보이지 않고 있으니, 그 점은 나름대로 안심이야. 게다가 제나라에 온 뒤로부터는 내게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구와 친구가 되었고, 제나라의 국사님께 가르침도 받을 수 있었지. 그 덕에 업나라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많이 겪고 배웠다. 더욱이 먼바다를 건너 그대들이라는 새로운 벗도 사귀었고 말이야. 만약 이 또한 내 운명이 기구하여 그런 것이거든, 얼마든지 그리하여도 무방할 듯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