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선극
[별명] 현묘한 이치
[성별] 여
[키] 173cm
[생일] 6월 13일
[출생지] 업나라
[속성] 번개
[소속 조직] 용주
[전투 방식] 기천열산, 기교백변

선극 씨 이야기라면 나도 이제 많이 해 줄 수 있어! 예를 들면 불과 3살에 기관술을 배우기 시작해서, 어렸을 때부터 대단한 기교사였다든가, 음악에 조예가 깊고, 연주를 하는 인형을 만들 수 있다든가, 고향에서는 아주 유명해서, 「선기경」이라는 칭호도 있다든지 말이야! 에헤헤, 선극 씨는 수다 떠는 걸 좋아하거든. 거드름 피우는 기색도 없고, 들려주는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다들 무척 즐겁게 선극 씨랑 교류하고 있어. 제일 인상 깊은 건 역시 그 우산이겠지. 닫았다 열면 물건들이 막 나오거든. 진짜 대단하다니까! 그치만 용주의 기술 개념은 일루미나랑은 전혀 달라서, 난 기관술 도면도 이해가 안 되더라구. 아니었으면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선극 씨는 기술 전문가니까 물론 콜로서스에도 관심이 많아. 근데 지금까지의 비슷한 손님들이랑은 다르게 콜로서스를 막 건드리거나 하진 않아. 오히려 콜로서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랑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듣는 쪽을 더 선호하더라고... 어라? 설마 조종사 체형관리에 위기가 찾아온 게... 선극 씨가 맨날 조종사랑 같이 나가서 밥 먹으려고 해서 그런 거였나?!
──바이스.

내 과거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좋아, 어차피 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차나 간식도 좀 먹으면서 마음껏 이야기해 보자. 그래, 내 얘기만이 아니야. 난 너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거든!
난 타고난 기교사야. 왜냐하면 난 업나라의 건운종에서 태어났거든. 업나라가 장인의 나라라는 건 세상 사람들 모두 아는 사실이야. 그리고 국내에서는 「건운」과 「지곤」이 기교사의 양대 유파야. 내가 속한 일파는 동물과 자연을 본떠 생생하고 변화무쌍한 기관수와 인형을 만드는 데 능숙해. 그래서 난 세 살 때부터 온종일 자연을 본뜬 기관 꽃과 새, 물고기, 벌레 같은 것들이랑 함께 살았고, 불을 뿜는 물고기나 하늘을 나는 게, 크고 작은 배,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목우유마를 만들곤 했어. 하지만 종문의 대사님은 내 그런 발상이 너무 엉뚱하고, 전통적인 형상과 구조에 어긋난다고 여기셨지. 그래서 내 실력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제자들이 내 방식을 따라 하지 못하게 하셨어.
훗, 상관없어. 어차피 나도 대사님들의 생각을 좋아하진 않았거든.

건운과 지곤은 원래 같은 일파였어. 하지만 한쪽은 기관수나 인형 같은 동적인 기관에 능했고, 다른 한쪽은 무기나 화약 같은 정적인 기관에 능했어. 하지만 갈라진 지 오래되면서 서로 각자의 편견에 사로잡혔고, 기교적 차이를 이념상의 충돌로까지 넓혀 버렸지. 결국 서로 상대를 이단시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려 들지 않게 돼버렸어. 업나라의 막료가 된 기교사들도 상당수는 두 유파의 직계 제자들이라서, 그 충돌이 조정이나 다른 곳들까지 번지고 있는 건 정말 골치 아픈 일이야. 기관술은 어디까지나 기예일 뿐인데, 치세의 이상을 논하고 싶다면 왜 굳이 기예의 방식에 제한을 두는 거냐고.
난 어떻게 생각하냐고? 내 이상은 물론 건곤합일, 양쪽 모두 받아들이는 거지. 난 기관으로 만드는 대천세계를 세우고 싶어. 귀찮고 힘든 일을 생명이 없는 기관이 해준다면, 그때야말로 「겸애비공」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도리가 되지 않을까?

난 옛날엔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어. 천만 가지의 변화가 있는 기관술은 인간의 문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말이야. 그리고 전심전력으로 연구하면 반드시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어릴 적 왕실의 생일 축하연에 음악을 연주하는 동인형을 선물한 일로 호의를 얻었을 때, 난 왕실의 초대를 거절했어. 그때 난 궁에 들어가는 건 그저 귀찮은 일에만 휘말릴 뿐, 내 기관 연구에 방해가 될 거라 생각했거든. 하지만 왕실의 주목을 받은 덕분에 난 유명해졌고, 사람들은 명리를 좇지 않는 젊은 천재를 칭찬했어. 득의양양했던 난 그 명성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고, 전설 속 용주 기관술의 조사처럼 명승지를 다니면서 이름난 기관을 배우고, 세상 만물을 보며 자신의 기술을 연마했어.
그런데 역병이 몰려와 조정이 혼란스러지고, 온 업나라가 수렁에 빠지고 말았어. 그리고 난 기관술로는 그 모든 걸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지.
그게 내가 그 뒤에 생각을 바꾸고 업왕 휘하에 들어간 이유야.

기관이 아무리 정교해도 어디까지나 물건일 뿐이야. 인간이 초래한 문제를 기관이 대신 해결할 순 없어. 그래도 난 여전히 기관술을 사랑하고, 내 이상과 업나라가 번영할 수 있는 길을 믿어. 게다가 지금은 알고 있어. 기술도, 이치도 결국엔 사람이 지탱할 필요가 있다는 걸 말이야. 과거의 난 중요한 기관들과 교류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 그럼 그다음은 중요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법을 배울 차례인 거야. 그래서 젊은 천재는 새 왕의 막료인 「선기경」이 됐고, 제후국을 위해 계책을 내기 시작했어. 그리고 바로 그 과정에서 난 의미심장한 사실을 알게 됐어. 단당 공주님이 볼모로 보내진 이유, 새 왕의 성격과 인간관계의 변화... 그리고 다른 어딘가에서 시작되어, 업나라에 비밀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까지.
난 인간의 수수께끼를 탐구하기 위해 궁에 들어갔었고, 이젠 같은 이유로 궁을 떠나기로 결심했어. 그리고 적당한 구실을 찾아서, 제후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저들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오게 된 거지.
...자!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어때? 재밌었지? 그럼 이번엔 네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