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천간
[별명] 기이한 관찰자
[성별] 남
[키] 180cm
[생일] 6월 2일
[출생지] 불명
[속성] 숲
[소속 조직] 용주
[전투 방식] 만조의 번

천간 씨는 알 수 없는 사람이란 느낌이야.
추측을 한 건지, 특별한 방법으로 알아낸 건진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비밀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으니까 다들 어지간해선 천간 씨를 안 건드리더라고. 자칫 잘못해서 비위를 상하게 했다간 꼭꼭 감추던 비밀이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져 버릴지도 모르잖아.
근데 누가 자기 과거에 대해서 묻기만 하면, 실없이 웃으면서 앞뒤가 안 맞는 얘기만 늘어놔. 그리고 남의 일에 관심도 많고 말도 많은 사람한테 잡혀서 곤란할 땐,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새를 두 마리 부르는데, 그럼 그 사람은 진짜 큰일 난 거야. 새들이 머리가 아파질 정도로 엄청 떠들거든. 게다가 새들한테 둘러싸여 있는 것만 해도 엄청 스트레스고. 그러다 머리카락이 한 올도 안 남을 정도로 새들한테 쪼여 버리면 누구 탓도 못 할 거라구.
근데 이래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간 씨한테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어. 같이 얘기하면 진짜 재미있긴 해서 그런가 봐. 운세도 그렇고, 소문 같은 것들도 진짜 재미있게 얘기해 주거든. 정말 미워도 다시 한번 보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라니까.
──바이스

오셨습니까? 편히 구경하시지요. 어이쿠, 안목이 참 훌륭하시군요! 이 《연천통신권》은 내력은 여간 대단한 게 아니랍니다. 그 옛날, 세상에서 제일가는 기인 「운중객」의 저서이기 때문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불세출의 기서입니다! 게다가, 자, 보시지요. 제1장의 표제는 「천지의 전설」인데, 이 세상의 여러 기기묘묘한 전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 이 「만물의 시초는 쥐」라는 전설은 어떻게 쥐가 오로리안으로 변한 것인지 설명하고 있지요. 하하!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마냥 허튼소리는 아니랍니다! 그리고 제2장 「잠언과 예언」에는 이 세상 만물에 대한 예언이 담겨 있어,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이는 미래를 꿰뚫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 적혀 있는지 궁금하신 겁니까? 실은 소생도 알아보지를 못해서 말이지요... 어쨌거나 이 책에서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은 제3장인 「파한잡설」인데, 소생이 세계 각지에서 겪은 기묘한 일들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가족, 친구 모임은 물론이고 식사 자리, 화장실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요. 흔히들 「기서는 인연이 닿는 이의 곁에만 머문다」고들 하는데, 소생이 보니 그건 바로 당신을 가리키는 말 같군요...

오늘의 첫 손님이시니 저렴하게 드리지요. 이 《연천통신권》을 단돈 100나이티움에 드리겠습니다! 어이쿠? 탁자보는 왜 들춰 보시는 겁니까? 이 책들 모두 계속 놓고 팔아야 하니 엉망으로 만드시면 곤란합니다. 후후, 이 책이 인쇄본인 건 맞습니다만, 진품이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예? 아직도 너무 비싸다니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누셔야겠군요. 새들이여, 어서 이리 오너라! 하하, 더는 못 버티시겠지요? 이 세상에 소생의 새들이 지저귀는 걸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답니다. 참, 새들을 훈련시킬 때 사용한 방법은 이 《연천통신권》에서 보고 배운 겁니다. 아주 오래된 비술인데, 당신 지금 나이대면 딱 배우기 좋은 적기입니다. 앞으로 이삼 년만 지나면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래요, 기연! 이런 걸 기연이라 하는 겁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생각이십니까?

이런, 훌륭한 책이라는 건 알겠지만 수중에 돈이 없으시다는 거군요. 그거라면 문제없습니다. 차용증을 하나 적어 주셨다가, 나중에 돈이 생기셨을 때 와서 갚으시면 되니까요. 내용은 간단하게 「[조종사], 이천간에게 1만 나이티움을 빌림」이라고 적으시지요. 아, 진정하세요. 이 책의 가격이 고작 일백 나이티움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허나 일백 나이티움이건, 일만 나이티움이건 차용증을 적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 이왕이면 다다익선 아니겠습니까? 소생은 지금껏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기만한 적이 절대 없... 아니, 가지 마시고요. 소생은 정말 사기꾼 따위가 아닙니다. 소문이라는 것은 믿을 게 못 됩니다. 세간에는 소생이 벼락부자라느니, 도자기 제작으로 자수성가한 「세상에서 3번째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느니, 미인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미인보다 돈에 목매는 인간」이라느니 여러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소생이 「미인보다 돈에 목매는 인간」의 쌍둥이 형제인 「돈을 준대도 사람 목을 매다는 인간」이라는 소리도 하더군요.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소생에게 그럴 능력이 있었다면, 여기 이렇게 좌판을 깔고 책이나 팔고 있을 리가 만무하지요.

소생은 정말로 일개 점쟁이에 불과합니다.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인간, 이천간이라는 것이지요.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점을 한 번 봐 드리겠습니다. 언제쯤 재물운이 트이는지 알고 싶으시다고요? 마음이 상하실 수도 있으니 당신의 운명에 대해서는 함구하도록 하지요. 무릇 젊은이는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되는 겁니다.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니까요! 큰돈을 못 번다 해도 그게 무슨 대수겠습니까? 하하, 소생은 당신이 큰돈을 못 번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적당히 국운을 점쳐 보도록 하지요. 하늘에서 별들이 깜빡깜빡 빛나는 것이, 꼭 입안에서 톡톡 튀는 사탕 같군요. 어찌 이리도 생생한 비유인지. 아, 예, 딴소리는 이쯤 하겠습니다... 어이쿠! 이거 큰일입니다! 하늘의 기운이 어지러운 것을 보니... 망국의 징조입니다! 당연히 거짓이 아니지요. 소생은 권력에 굴하지 않는 강직한 사람입니다. 황제가 납셨다 해도 소생은 곧이곧대로 똑같이 이야기할 겁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이 근처에 소생과 당신 외에 다른 사람은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