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버질
[별명] 진실의 감정사
[성별] 남
[키] 132cm
[생일] 11월 14일
[출생지] 움브라톤
[속성] 물
[소속 조직] 움브라톤
[전투 방식] 루미나 렌즈

버질? 음... 그 작고 포동포동한 꼬마애 말이야? 난 그 애는 잘 모르겠어. 왜냐면 걘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거든. 가서 말이라도 걸면 매번 깜짝 놀라고, 그 뒤엔 마치 토끼처럼... 아니지, 햄스터 같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아무튼 순식간에 안 보이는 곳으로 도망가 버려. 뭐, 그래도 오해하진 마. 무척 착한 아이거든. 전에 우리가 용주에서 중고 가구를 잔뜩 사 와서 오로리안들 방에 뒀을 때, 그 애가 도와주겠다고 먼저 나서기도 했거든. 게다가 그 가구들을 혼자서 전부 옮겨줬다니까! 뭐, 대신 그 식욕은 참... 아하하... 뭐, 비용은 아마 샤엘 씨가 부담해 주지 않을까?
──바이스

저, 저기... 천재 감정사라고 부르지 말아 줘... 나, 난 정말 내가 천재라고 생각 안 해. 그냥 어릴 때부터 창고에서 골동품, 예술품이랑 같이 지내서, 오래 있다 보니까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됐을 뿐인걸. 지...진짜야! 애초에 예술품이나 골동품의 진위는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어. 그치만 진짜 가치 있는 물건이 지닌 기품은 어떻게 해서도 절대 모방할 수 없는 거야. 그러니까 좋은 것들을 점점 많이 볼수록, 뭐가 진품이고 뭐가 모조품인지 저절로 알게 돼. 응... 조건반사처럼 말이야!
그치만... 이 감정 일이란 건 사실 주관적인 견해가 필요할 때도 많아. 그러니까 난... 누구나 감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응, 형아도 할 수 있어!

으음, 나, 나...난 지금 하는 일을 진짜 좋아해. 왜 다들 내가 불쌍하게 창고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샤엘 사장님은 나한테 진짜 잘해주셔. 매일 직원 식사도 진짜 잘 나와! 가끔씩 사람들이 내가 샤엘 사장님한테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하긴 하지만... 으으, 사실 난 오히려 샤엘 사장님이 언제 날 자를까 걱정하고 있다구. 어? 형아, 내 일에 관심 있어? 사, 사실 별거 아니긴 해. 그냥 공중상회의 창고를 관리하고, 가끔씩 샤엘 사장님이 가져오시는 골동품 중에 가짜나 불량품이 있나 봐 드리는 정도야... 에헤헷, 나한텐 거뜬한 셈이지. 근데 엄마 아빠는 내가 하루 종일 창고에 있는 게 안 좋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 그것보단 샤엘 사장님한테 사업을 배웠으면 하셔. 이상하다니까. 분명히 내가 어렸을 땐 아빠 엄마가 날 창고에 두는 걸 더 좋아했으면서...

내가 샤엘 사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사실 우리 가족 생활비 때문이야.
엄마 아빠는 전에 꽤 큰 골동품점을 했었어. 근데... 나중에 파산해 버렸거든. 왜 파산했냐고? 나한테 안 말해주셨어. 근데 나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어. 집에 아마 상당한 빚이 있었던 거 같아. 쉿, 이건 형아한테만 살짝 말해주는 거야. 난 엄마 아빠가 왠지 도박에서 돈을 엄청 잃은 거 같아. 형아, 그런 눈으로 볼 필요 없어. 움브라톤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도박에서 벗어날 수 없거든. 도박만 도박이 아냐. 사업도 도박이니까. 심지어 골동품도 감정하기 전까진 일종의 도박이고... 그치만 난... 영원히 친구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응? 친구가 어디 있냐고? 형아, 못 봤어? 창고 안의 골동품이나 예술품들이 바로 내 친구야! 비록 다들 말은 못 하지만, 난 저 애들이 열심히 뭔가를 표현하고 있단 걸 느낄 수 있거든.

내가 하는 일은 샤엘 사장님을 위해 진위를 감정하는 거지만, 가끔 특별한 가치가 있는 모조품을 만났을 땐 샤엘 사장님한테 사라고 권하고 있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있는 걸 똑같이 만드는 것도 물론 쉬운 일이 아니거든. 뭐, 아무리 작은 차이라도 내 눈은 피할 수 없지만 말야!
예술품에서 가장 모방하기 어려운 게 뭐냐고? 음... 난 그림이라고 생각해. 붓이나 물감은 전부 부드럽고 섬세한 것들이야. 예술과 화가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붓 터치 하나하나가 전부 완벽한 작품은 모방해 낼 수 없을걸! 마치... 아, 미안, 또 혼자 너무 떠들어 버렸네... 그치만 방금 그런 그림 모조품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가 생각났거든. 그 화가는 분명히 뛰어난 솜씨가 있는데, 오직 돈을 위해 모조품만 만들고 있어. 어쩌면 난 감정사로서 오래된 물건이나 유명한 작품만 감정할 게 아니라, 주목받지 못하는 예술가를 발굴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 응? 정말? [조종사] 형아도 그렇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