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세나
[별명] 오늘만 사는 남자
[성별] 남
[키] 187cm
[생일] 11월 2일
[출생지] 데누오 마을
[속성] 물
[소속 조직] 무소속자
[전투 방식] 온 세상의 하루살이

세나 씨는 데누오 리조트의 총지배인이래. 근데 세나 씨가 하는 말들은 매번 진짠지 거짓말인지 모르겠다니까. 내 고향 일루미나 이야기를 할 땐 특히 더 그렇고... 세나 씨가 전에 나랑 [조종사]한테 자기가 데누오 계곡을 떠나고 나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말해 준 적 있었어. 방방곡곡을 다 돌아다녀 봤는데, 일루미나 연방의 자난성도 가 봤고, 거기서 지인도 잔뜩 생겼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일루미나랑 같이 일을 한 적도 있다는 거야! 근데 솔직히 난 일루미나에서 하나도 안 성실해 보이는 이런 사람을 고용해서 맡길 일이 뭐가 있나 싶어... 정보 교환? 탐문 조사? 잠입 수사? 설마 세나 씨한테도 조금은 재능이 있는 분야가 있는 걸까? 그치만 좀 가벼워 보이는 세나 씨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세나 씨가 말해 준 경력이 거의 다 지어낸 거라고 의심할 만하단 생각이 들어. 일루미나에 돌아가면 진짜로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제대로 확인해 봐야겠어...
──바이스

난 데누오 계곡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 마을 사람들한테 내가 딱히 호감상은 아니었지. 내 아버지는 술버릇이 고약했고, 어머니는 이런저런 집안 사정으로 신경질적이었다. 형제자매가 많긴 했지만, 다들 날 돌봐 줄 시간은 전혀 없었고 말이야. 부모님의 사랑? 그런 건 지금까지 본 적도 없다고.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게 딱히 중요하진 않은 거 같군. 그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네가 어떻게 이렇게 매력이 넘치는 날 만날 수 있었겠어?
나한테도 세상의 모든 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던 때가 있었지. 내가 10살도 안 됐을 때였을 거다. 하지만 부모님은 나한테 동생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매일같이 화를 내셨지... 그래, 네 말대로다, 인정할게. 그땐 내가 좀 「반항적」이라 부모님이 하란 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웃집 부부는 우리 부모님하곤 많이 다르더라고. 그 부부는 날 싫어하지 않았지. 언젠가 한 번은 부모님한테 집 밖으로 쫓겨난 적이 있었는데, 이웃집 누나가 오더니 나한테 자기 집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하더군. 그 누나 이름은 「코코」였어. 지금까지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지. 코코 누나는 내가 꼭 자기 아이인 것처럼 대해줬고, 내게 부드러운 이불을 깔아 줬어. 그 무렵의 난 딱히 소원 같은 건 없었고, 매일 내가 누나랑 가족이 된다면 어떨지 상상하곤 했지. 그곳에선 집이 주는 따뜻함이 뭔지 진짜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

불행하게도, 코코 누나의 남편이 얼마 뒤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누나는 혼자서 외동딸 로렐라이를 키워야 했다. 우리가 살았던 마을에서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라, 나도 자주 코코 누나를 도우러 갔었지. 덕분에 부모님이 또 넌 대체 누구 집 아이냐고 꾸중을 퍼부었었지... 하하. 따뜻하고 진실한 성품을 지닌 코코 누나는 데누오 마을에서 정오의 태양 같은 존재였다. 체격은 마르고 작았어도, 로렐라이를 건강하고 귀여운 아이로 길렀고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날 때면 로렐라이하고 나한테 이야기도 들려주곤 했었지. 나중엔 우리 셋이 같이 백야성에 불꽃놀이를 보러 가잔 약속도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모래 폭풍이 모든 걸 망가트렸다. 아니, 따지고 보면 데누오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을 돌봐 주던 오아시스를 파괴하고, 여신나비를 배신한 것에 대한 벌을 받은 거겠지만... 결국 모든 게 다 그렇게 정해져 있었던 거다. 코코 누나는 나하고 로렐라이를 구하려다가 모래 폭풍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난 어쩔 수 없이 로렐라이를 데리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애 둘이서 뭐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었겠어? 그래서 결국엔...
음,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지? 부담스럽잖아. 눈물 같은 건 안 흘렸다고. 지금의 난 그때처럼 연약한 아이가 아니니까. 하지만 고향을 떠날 때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 언젠간 다시 여기로 돌아와 리조트의 지배인을 맡게 될 줄 말이야... 아무래도 인생이란 그렇게 돌고 도는 걸지도 모르겠어.

데누오 마을을 잃고, 코코 누나를 잃고, 로렐라이까지 잃은 난 혼자서 무작정 내키는 대로 가거나 쉬면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지. 엄청 유유자적했을 거 같다고? 전혀 아니었어. 그 무렵엔 난 단 한 순간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었으니까. 왜냐하면 난 내가 천벌에서 도망친 죄인 나부랭이고, 앞으로 내 인생에서 남은 건 속죄밖에 없단 걸 알고 있었거든. 난 데누오 마을의 산업망을 따라, 저 오아시스들을 하나하나 파괴하고, 여신나비의 소굴에 피해를 입혔어. 그럴 때 말곤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떠돌아다니다가, 가끔은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싶어서 누나들한테 작업을 걸곤 했지. 하하... 어쩌면 다른 사람한테서 코코 누나의 그림자를 찾고 있던 것뿐일지도 모르겠어.
난 이 대륙의 아주 많은 곳에 가 봤는데, 움브라톤에 갔을 땐 하늘에 떠 있는 백야성을 보고 나서야 우리 셋이 예전에 했던 약속을 떠올렸지. 그리고 우연히 인연이 닿아 은퇴한 귀족 집사 하나를 알게 됐고, 그 사람이 나한테 지낼 곳을 제공해 주고 매너에 내해 가르쳐 주면, 난 그 사람의 일상생활을 돌봐주기로 했었지. 그렇게 백야성에서 몇 년 동안 지내고 나니까, 점점 거기 문화랑 예절에 영향을 받게 되더군. 그 나이 많은 집사는 나중에 세상을 떠나면서 자기 재산을 전부 다 나한테 유산으로 남겼다. 하지만 난 또다시... 외톨이가 돼 버리고 말았지.

어때? 내 이야기를 듣고도 여전히 내가 되는대로 떠벌거리는 허풍쟁이 같나? 난 [조종사] 네가 진상과 착각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있을 거라 믿는다. 내 인생의 전반부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했지만, 외롭고 쓸쓸하기도 했지. 그래서인지 가끔은 네가 생활하는 모습이 부러워질 때도 있고 말이야. 왜 돌아왔냐고? 아스트라 대륙을 떠돌아다니다가 방랑 생활에 싫증이 났다고나 할까.
다시 레디젤 사막에 오게 되니까, 폭풍이 휘몰아치고 난 다음의 계곡처럼 마음이 참 평온하더군. 그러다 사메야마를 만나게 됐는데, 사메야마는 내 능력에 대해 무척 놀랐지. 내가 겪어 왔던 일에 대해서도 남들하곤 다르게 의심하지 않았고 말이야. 아니, 오히려 진지하게 믿어 줬지. 그래서 난 레디젤 렌치의 대장은 확실히 비범한 사람이란 걸 느꼈다. 나랑 죽이 잘 맞는다는 건, 상당한 실력자란 거니까 말이야. 하하, 자신감도 일종의 매력이야, 동생. 그렇긴 하지만 이 정장을 벗어 던지고 저 레디젤 렌치 녀석들이랑 레이싱을 해야 하는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긴 해...